아난티와 삼성생명 간의 부동산 부정거래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를 소환했다. 최근 전 삼성생명 부동산사업부장 이 모 씨를 소환조사한 데 이어 전 대표까지 불러 조사하면서 수사가 ‘종착역’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문제의 거래가 발생할 당시 삼성생명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활동한 전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당시 삼성생명 투자심의위원회 심의위원이었던 전 대표를 상대로 투자심의 과정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이홍규 아난티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소하고 이만규 아난티 회장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당시 전 대표 등 투자심의위원회 위원 9명이 부정거래를 부실하게 검증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삼성 투자심의위원회가 당시 상대 기업의 부동산의 취득 여부, 매수가격의 적정성, 과거 매수 가격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전제조건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심의를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사실상 삼성생명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마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아난티는 2009년 4월 서울 송파구에 있는 500억 원 상당의 땅과 건물에 대한 부동산 취득 계약을 했다. 이후 최종 잔금을 납부하기 전인 같은 해 6월 해당 부동산을 삼성생명에 되팔았는데 이때 계약금이 매입금의 두 배인 9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임직원들 간 에 ‘뒷돈’이 오고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삼성생명 투자심의위원회는 해당 거래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지만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