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8일의 방한 일정을 통해 양국 간 과거사 문제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비롯한 역대 일본 내각의 입장을 계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과거사에 대한 사죄의 표현을 직접 꺼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은 한일 관계를 조속히 개선하기 위한 차원으로 평가된다. 또한 북한 및 중국의 위협에 맞서 한일 및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의 행보로도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관계의 물꼬를 튼 것에 대한 화답으로 기시다 총리가 과거사에 대해 성의 있는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우리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1998년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고 역사 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힐 방침”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미 역대 내각 인식을 계승한다는 발언한 전례가 있어 서울에서 해당 입장을 다시 밝혀도 정치적 부담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보수 매체인 산케이는 “대일 협력에 긍정적인 한국의 보수 언론도 기시다 총리가 이번 방한에서는 ‘역대 내각 입장 계승’보다는 더 강한 ‘사죄’를 언급하길 바란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윤 대통령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일부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한편 이날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윤 대통령을 만나 “한일관계 개선을 주도한 윤 대통령의 용기있는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이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답방을 결심했다”는 기시다 총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아키바 국장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한일 안보실장 회담을 갖고 한일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