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단독] 금융위도 사정 칼날…판 커지는 'SG 수사'

주가폭락 방관 '직무유기' 지적

檢총장 "조작 세력 철저히 색출"

김주현 금융위원장 연합뉴스김주현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주가조작 혐의를 조사해온 금융위원회도 사정 기관이 추후 수사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주가조작 가담 세력과 부당 이득 수혜자를 철저히 색출해 엄정하게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3일 금융투자 업계와 정치권·법조계 등에 따르면 국내 사정 기관들은 SG발 주가 폭락 및 조작 사태와 관련해 향후 금융위에 대한 수사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다우데이타(032190)·서울가스(017390) 등 8개 종목의 주가가 수년간 오르다 갑자기 폭락했는데 이를 방관한 측면이 있어 ‘직무유기’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투자 업계는 사정 기관들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의 폭락 사태 전 주식 대량 매도 행위를 조사하면서 금융위의 조사 정보 유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는 4월 초 주가조작 관련 제보를 받고 같은 달 중순 독자 조사에 착수하면서 금융감독원과도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다. 수사의 주도권은 지난달 28일부터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넘어갔다.

이 총장은 이날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수사 상황·계획을 보고받고 “다수의 투자자에게 대규모 피해를 입힌 불공정거래 범죄 수사에 대해 금융 당국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정보 쥐고도 주가폭락 못 막아…조사 기밀 유출 가능성






SG증권발 주가 폭락 및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금융위까지 추후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문제가 된 8개 종목의 주가가 수년간 상승하다 폭락하는 동안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위가 주가조작 제보를 받고 독자적인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실수나 고의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에게 정보가 흘러갔을 가능성도 유력하게 살필 지점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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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위는 4월 초 주가조작 관련 제보를 받고 같은 달 중순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전문 기관인 금융감독원과는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인지한 시점과 관련해 “제가 들은 것은 아주 최근”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위가 조사에 나서면서 지난달 17일 김영민 회장이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서울가스 주식 10만 주를 팔아 456억 9500만 원을 현금화하고 이틀 뒤인 19일에는 선광(003100)의 공매도 물량이 4만 주 이상 쏟아져 나왔다는 점이다. 김익래 회장도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해 총 605억 4300만 원을 확보했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주식 대량 매도와 주가 폭락 사태가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이어졌다.

기업 총수들이 회사나 지인 등을 통해 금융위의 조사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보유 주식 매도에 나섰을 수 있다고 추정되는 배경이다. 이번 주가 폭락 사태에 정통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금감원과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금융위에서만 조사 계획을 세웠던 점을 볼 때 제보가 새나갈 통로는 금융위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에서 수사 주도권을 넘겨받아 금융위·금감원과 합동 수사팀을 꾸렸다. 금융위가 당시 보안에 충실했는지는 합동 수사 전까지 내부 관계자들만 알 수 있다. 키움증권(039490)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4월 24일 첫 하한가 사태 전 다우데이타는 몰라도 키움증권에 당국의 조사가 들어오지는 않았다”며 “김 회장도 금융위의 조사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4월 중순부터 조사에 돌입했으며 이후 상장사 통지 여부 등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조사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거나 총수들이 금융위가 아닌 주가조작 세력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조사 정보를 확보했을 수도 있다. 주가조작 세력을 이끈 라덕연 H투자자문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전까지 김익래 회장과 일면식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윤경환 기자·안현덕 기자·서종갑 기자·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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