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귀한몸' 재생원료…기준 못맞추면 수출도 퇴짜

[폐플라스틱 재생 비상]

EU 플라스틱세 도입 등 규제 강화

고품질 원료 확보위한 지원 시급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달 21일 경기도 용인시재활용센터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달 21일 경기도 용인시재활용센터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화학 소재 업체들이 고품질 재생원료를 확보하지 못하면 수출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의 플라스틱 제품 수출액은 13억 4000만 달러 수준으로 전체 품목 중 상위 10위에 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는 플라스틱세를 도입하고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EU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에 더해 페트, 기타 폴리머, 일회용 음료병, 기타 패키징 용기 등에 대해 재활용 최소 함량 규제를 강화하는 ‘포장 및 포장 폐기물 지침’ 개정안도 발표하며 규제 수준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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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적으로 플라스틱 제품 생산자나 제조사에 재활용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대비가 필수”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학 소재 기업들은 재활용 플라스틱의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고품질 원료가 되는 폐플라스틱을 공급 받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동 선별 등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현재 폐기물 수거와 선별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묶여 있어 대기업이 직접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다시 페트병을 만드는 보틀 투 보틀의 재활용의 경우 제품 안전과 환경성에 대한 기준이 매우 엄격한데 이를 충족하는 고품질 소재를 찾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유럽을 필두로 국제사회는 폐플라스틱 가공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전주기 분석 등을 통해 체계화하고 있지만 국내는 영세한 폐기물 업체들 기반의 재활용업이다 보니 전환이 느리다”며 “현재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에서 고품질의 재생원료 기준을 맞출 수 있는 곳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고품질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업체들에 현대화 시설을 지원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회수 작업을 체계화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아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장은 “플라스틱 폐기 단계뿐만 아니라 전 주기에서 순환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술과 산업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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