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모과나무·백목련·청단풍 등 60종 이상으로, 초화류는 구절초·관중·억새·원추리·유카·수호초 등 30종 이상으로.’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이 식재 수목 확대 등을 위해 조경 공사비를 200억 원 증액했다. 3.3㎡당 조경 공사비가 인근 재건축단지의 절반에도 못 미치자 완공 이후 낙후된 단지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마감재·인테리어 등 아파트 단지에 사용되는 내부 구조가 상향 평준화되며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강남 등 주요 지역 단지들은 조경 특화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4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개포1단지(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대의원회의를 열고 기존 170억 원이었던 조경 공사비를 200억 원 증액해 총 370억 원으로 결정했다. 조합은 이를 통해 단지 내 나무를 10만그루에서 40만그루로 늘리고 7만 ㎡ 규모의 숲을 단지 내에 조성할 계획이다.
조경비를 대폭 올리기로 한 것은 단지 고급화 때문이다. 2019년 준공한 인근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와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는 조경 공사비가 각각 3.3㎡당 52만 원, 75만 원이었다. 당초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3.3㎡당 조경 공사비는 17만 원에 불과했다. 이번 증액을 통해 단지의 3.3㎡당 조경 공사비는 44만 원 수준으로 올랐다. 조합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조경 공사비가 3.3㎡당 23만~30만 원 수준”이라며 “단지 특성에 맞게 조경 특화를 진행하고자 증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과 한남 등 주요 지역에서는 조경 고급화 사례가 연잇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개포 자이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의 경우 대지 면적의 약 45%를 조경 면적으로 할애하고 용역사로 에버랜드 조경팀을 선정했다. 통상 재건축단지들의 조경 면적 비율은 30%대다. 단지의 조경 공사비는 3.3㎡당 69만 원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2025년 입주를 앞둔 서초 신반포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는 단지명에 걸맞게 캐나다 밴프국립공원을 모티브로 한 메이플가든을 조성할 계획이며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대우건설도 경쟁사(전체 공사비의 1.5%)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전체 공사비의 4% 이상을 조경 공사에 투입할 예정이다.
아파트 단지들이 이같이 조경 특화에 나서는 것은 마감재·인테리어 등에 대한 상향 평준화가 이뤄져 이를 통한 비교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급화·차별화를 위해 조경에 눈을 돌리는 추세다. 한화건설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분양한 ‘포레나 제주에듀시티’의 경우 조경이 전체 면적의 40%를 차지한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며 부산에 공급된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도 조경 면적이 약 45%에 달하는 부분을 강조했다. 정비 업계 관계자는 “실내 자재 등 내부 구조 상향 평준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며 조경·커뮤니티 등 특화 설계에 힘을 싣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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