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부실이 이어지면서 뉴욕 증시가 하락했다. 기준 금리가 5% 넘어 경제의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은행 불안이 재점화 되면 침체 가능성이 커진다는 판단으로 증시는 이틀째 눌렸다.
4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86.50포인트(-0.86%) 내린 3만3127.74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9.53포인트(-0.72%) 하락한 4061.2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8.93포인트(-0.49%) 떨어진 1만1966.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다우지수는 올 들 어연간 성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연 초 대비 다우존스 변동률은 -0.06%다.
지역 중소은행들의 붕괴 불안이 되살아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팩웨스트뱅코프는 이날 50.62% 급락했다. 전날 팩웨스트가 전략적 선택 방안으로 매각, 자본금 확충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의 후폭풍이 이틀 째 이어졌다. 이후 팩웨스트는 성명을 통해 여러 잠재적인 투자자 및 파트너와 여전히 논의 중이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팩웨스트는 앞서 지난주 1분기 실적으로 예금 수신액이 50억 달러 이상 감소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밖에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는 38.45% 하락했고 자이언즈 뱅코프가는 12.05% 떨어졌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는 이날 오전 회사 전체 또는 일부 사업의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로 한때 62%까지 폭락했다가 회사 측이 이를 공식 부인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SPDR S&P 지역 은행 ETF는 5.45% 하락했다.
애플은 장 종료 후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948억4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 929억6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는 1.52달러로 전망치 1.43달러를 웃돌았다. 장중 0.99% 하락했던 애플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2.12% 올라 거래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4월 말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1만3000건 증가한 24만2000건으로 고용시장의 인력 부족 문제가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3월 구인이직보고서에서 구인중 일자리가 줄어든 것과 같은 추세다. 다만 1분기 미국 생산성은 연간 2.7% 급감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4일 0.25%포인트의 베이비 스텝 인상을 단행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다.
국채 시장은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과 피벗 일축, 계속되는 은행권 혼란에 수익률이 하락(=국채 가격 상승)하고 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준이 10회 연속 금리 인상을 발표한 지 하루 뒤인 이날 3.727%로 21.2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3월 17일 이후 일간 최대 하락이며 지난해 9월 12일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0년 물 국채 금리도 이날 5.1bp 떨어진 3.35%를 기록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경기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마켓워치는 “기준금리가 5%를 넘어서는 데 2년물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채권 트레이더들이 보기에 연준이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주요 암호화폐는 상승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9% 상승한 2만8884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은 0.01% 오른 1875달러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유가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센트(0.06%) 하락한 배럴당 68.5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