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지방銀 '취약고리' 중기 연체율 2배 뛰었다

1분기 중소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

작년 0.34%서 0.65%로 '껑충'

경기반등 시점 가늠하기 어려워

전북·대구·부산銀 재무부담 지속





주요 지방은행의 올 1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한 해 전보다 많게는 2배 넘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변동에 취약한 지방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커진 탓인데 반등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터라 지방은행의 재무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전북·부산은행의 올 1분기 중기 대출 평균 연체율은 0.65%를 기록했다. 1년 전 평균 연체율(0.34%)에 견줘보면 1.93배 늘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전북은행의 중기 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43%에서 배 가까이 뛰어 0.82%를 기록했다. 연체율 수준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경제가 사실상 마비됐던 2021년(0.63%)이나 2022년(0.43%)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은행의 연체율도 0.37%에서 0.79%로 2.14배 뛰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부산은행의 연체율 역시 0.21%에서 0.34%로 오름세를 보였다.





중기 대출 연체율이 급등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경기 둔화세가 가팔라지면서 경기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된 영향으로 보인다. 당국이 지방은행에 대해 전체 대출 증가액의 일정분(현재 60%)을 중기 대출로 메우도록 사실상 강제하는 터라 은행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을 조절하기도 여의치 않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대출 리스크에 대응할 수단이 부족해 중기 의무 대출 비중을 낮춰달라고 당국에 줄곧 요구해왔다”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당국이 7월부터 대출 비중을 50%로 하향 조정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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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스러운 대목은 중기 대출 연체율이 오르면서 지방은행의 전체 재무 부담도 맞물려 커지고 있는 점이다. 이들 지방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중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는 51%에서 많게는 63.5%에 달한다. 설상가상 가계대출 연체율마저 오르는 추세라 3개 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0.37%에서 올해 0.69%까지 뛰었다.

설상가상으로 연체율이 오르는 가운데 일부 은행의 완충 능력은 전보다 되레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전북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1분기 92.9%를 기록했으나 올 들어 55.2%까지 떨어졌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충당금 적립액을 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부실 대출로 나눈 것으로, 값이 작을수록 은행의 위기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경기 반등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터라 은행의 고민은 특히 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업황 전망을 보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부산 75, 대구·경북 72, 전북 77로 나타났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 응답이 긍정 응답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다만 한 지방은행의 재무 담당 임원은 “중기 연체율은 경기 상황에 따라 출렁이기 마련”이라면서 “(현재 연체율이) 과거 경기 침체 시기에 보였던 연체율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은 아니라 관리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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