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하이일드펀드(고위험 고수익 채권)·일임·신탁 상품에 이자·배당 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금융 당국과 투자 업계는 이번 조치로 3조 원의 신규 자금이 하이일드펀드로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이달 10~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올 6월 12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하이일드펀드에 가입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게 가입일부터 3년간 가입액 3000만 원까지 이자·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는 세제 혜택을 주는 게 시행령의 핵심 내용이다. 관련 소득에는 대신 원천세율(14%, 지방세 포함 15.4%)을 적용한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 3000만 원을 투자할 경우 연 수익률이 5%일 때 최대 153만 원, 6%일 때 최대 184만 원, 7%일 때 최대 215만 원의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여러 하이일드펀드에 가입하더라도 펀드 총 가입액을 합산해 한도를 산정한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1년 이상 가입해야 하고 가입 1년 이내에 해지·해약하거나 권리를 이전하면 기존에 받은 세제 혜택은 추징된다.
공모펀드가 분리과세 적용을 받으려면 BBB+ 등급 이하 회사채(A3+ 등급 이하 전자단기사채 포함)를 45% 이상 편입하면서 국내 채권에 총 60% 이상 투자해야 한다. 사모펀드, 투자일임계약, 특정금전신탁은 BBB+ 등급 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편입하면서 A등급 회사채(A2 등급 전단채 포함)에도 15% 이상 투자해야 한다.
앞서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을 도입하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은 지난 3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4월 11일 공포됐다. 하이일드펀드 분리과세 혜택은 과거 2014년에도 도입했다가 2017년 종료한 바 있다.
금융 당국은 이번 세제 혜택 조치로 3조 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중·저신용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 기반으로 유입되면서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무보증회사채 발행 물량 33조 2000억 원 가운데 70%가량을 AA- 등급 이상 우량채가 차지했다. 우량채 미매각률은 0.6%에 불과한 반면 A 등급 미매각률은 15.8%, BBB+ 등급 이하 미매각률은 37.9%를 기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하이일드펀드는 비우량 회사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중요한 경로”라며 “중·저신용등급 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