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중소기업 중 절반 가량이 작년 4분기에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경기둔화, 원가부담 등 요인이 실적에 직격탄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거시 경제 환경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만큼 적자 기업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1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22년 4분기 상장 중소규모 기업 실적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1000억 원 미만, 비금융 상장 중소규모 기업 700개사의 작년 4분기 합산 매출은 12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된다. 역대 최대치다. 하지만 영업손익은 156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체당 평균은 매출액 174억 원, 영업손익 -2억 2000만 원이다.
매출액 증가율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29.2%로 역사적 고점을 찍은 뒤 2분기 17.7%, 3분기 15.6%, 4분기 12.2% 등으로 내려오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총 700개 기업 중 56%인 391개 기업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2021년 4분기 290개에서 지난해 4분기 346개로 19% 급증했다.
보고서는 “전체 비금융 상장기업과 비교하면 성장성과 수익성이 저하되는 추세는 유사하다”면서도 “거시경제환경과 업황 변화에 민감도가 높은 중소규모 기업 실적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요 둔화로 고정비 부담이 높아진 반면 원가율 상승분은 제품가격으로 충분히 전가되지 못하면서 대부분 업종의 수익성이 나빠졌다.
성장성 약화와 수익성 악화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높아진 원가 부담이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고, 공급과잉 문제로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마진도 축소될 전망”이라고 했다. 현재 전체의 절반 수준인 적자기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