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국적선사 HMM(011200)이 액화천연가스(LNG)전문 해운사인 현대LNG해운 인수를 추진한다. 현대LNG해운은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 사업부에서 갈라져 나온 회사로 인수 시너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 국적선사를 팔 수 없다는 해운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으로 보인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은 현대LNG해운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측에 본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매각 대상은 IMMPE가 보유한 현대LNG해운 지분 100%로 매각가는 5000억 원 안팎이 거론된다.
현재 현대LNG해운 인수전 참전 의사를 밝힌 곳은 해외 선사나 재무적 투자자가 대부분이어서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이대로 간다면 수출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돼왔다. 업계는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이 나서면서 현대LNG해운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4년 해운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IMMPE에 현대LNG해운을 1조300억원에 매각했다. 현대LNG해운이 진 5000억원대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이기 때문에 실제로 인수한 금액은 5000억원 선이다.
당시 현대상선은 현대LNG해운을 매각하면서 2029년까지 LNG운송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경업금지’ 조약을 맺었다. 즉 현재 HMM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사업은 가능하지만 LNG운송업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HMM은 해운업황이 되살아난 지난해부터 현대LNG해운 합병을 물밑에서 추진해왔다. 다만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HMM매각이 우선이라는 논리로 현대LNG해운 합병을 반대했지만, 최근 정부 내 기류가 바뀌면서 인수를 방향을 돌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HMM이 현대상선 시절 매각했던 H라인 등 해운사를 인수하는 것은 물론 현재 매도자 실사를 진행중인 HMM 매각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적선사는 수출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간 산업이고 업황의 출렁거림이 심하기 때문에 해외 매각보다는 국내 기업이 인수하되, 정부가 일부 지분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경우 지원의 근거를 남기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