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 시장이 지난해와 달리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가수요뿐만 아니라 실수요 진입을 막던 각종 청약 규제가 완화됐고 매매가격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1~4월)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1~2순위)은 46.4 대 1로 지난해 10.9 대 1보다 4배가량 늘어났다. ‘영등포자이디그니티(198.8 대 1)’ ‘휘경자이디센시아(51.7 대 1)’ 등 일부 단지에서는 청약 열기가 극에 달하던 2021년(평균 164.1 대 1)에 분양한 단지처럼 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94.9로 지난해 11월(51.2) 최저를 기록한 후 크게 올랐다. 현재 기준선(100)에 근접한 것으로 분양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절반까지 늘어난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올해부터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가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데다 전매 제한 기간까지 대폭 완화되며 실수요뿐 아니라 가수요까지 진입하기 좋은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주택자의 경우 처분 조건부가 사라지고 세대원도 청약할 수 있게 되는 등 청약에 나설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고, 전매 제한 기간도 유의미하게 줄었다”며 “실수요는 물론이고 투자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서울이 가장 먼저 청약 시장 온기를 되찾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기에 급매가 대부분 소화되며 반등 거래가 늘어나는 등 시장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 직방에 따르면 직전 거래 대비 상승한 서울 아파트 비율은 지난해 9~12월 20%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 1월(31.8%)·2월(38.9%)·3월(39.7%) 순차적으로 높아진 데 이어 4월(45.1%)에는 전체의 절반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다. 매매가격이 오르면 이미 책정된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어 청약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쌓였던 매매 급매물이 소진된 후 상승한 호가에도 거래가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청약을 고민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분양가 메리트’를 상대적으로 더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