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챗GPT, 바드 부상하니 썰물처럼 퇴장…구글도 아마존도 힘 뺀 이것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 I/O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 I/O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지난 10~11일(현지 시간)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I/O)는 구글이 인공지능(AI) 분야의 선두주자라는 점을 입증하는 자리였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이 오픈AI의 챗GPT 등 생성형AI의 근간이 된 트랜스포머 모델을 개발한 곳이라며 “AI 선도 기업으로서 여정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흥미로운 변곡점에 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20억 명 이상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생성형AI를 통해 이들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책임감 있는 AI를 제시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구글이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 팜2(PaLM2)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바드’를 영어에 이어 한국어와 일본어 버전으로 출시한 데 이어 20여개 제품에 25가지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하면서 ‘AI에, AI를 위한, AI에 의한 I/O'라는 평가도 나왔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도 8% 이상 올랐다.


생성형AI 열풍과 함께 썰물 빠지듯 사라진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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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 열풍이 거세지자 지난 해 I/O에서는 주인공이었지만 올해는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진 서비스들도 있다. 하나는 구글 음성인식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지난 2016년 구글 홈 스마트 스피커 소개 이후 ‘헤이 구글’하고 이용자가 부르면 날씨 확인부터 간단한 정보 검색 기능을 제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오픈AI의 챗GPT가 출시된 이후 이용자들의 대화형 검색에 익숙해지면서 음성 인식 비서가 제공할 수 있는 답변에 한계를 느끼는 이용자들이 많아졌다는 평가다. 구글 측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현재 7억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글이 새로 출시한 픽셀 태블릿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 I/O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 I/O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아마존도 대화형 검색 나섰다

하지만 음성인식 비서 개발에 힘을 빼는 건 구글만이 아니다. 아마존도 음성 인식 비서인 알렉사 개발에 많은 인력을 투입했으나 지난 연말 1만여명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해고 대상이 상당수 알렉사 팀에 집중됐다. 알렉사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대비 낼 수 있는 성과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아마존닷컴에서 대화형AI를 기반으로 한 검색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한 공고에는 선임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를 채용하겠다며 상호 대화 경험을 통핸 아마존 검색 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해 제품들을 비교하고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요구했다. 또 다른 채용 공고는 “새로운 AI퍼스트 전략에 따라 차세대 딥러닝 기술을 통해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검색 서비스를 새롭게 설계하는 데 참여할 사람을 찾는다”고 밝혔다. 아마존 역시 알렉사 팀에는 힘을 빼지만 새로운 대화형 검색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글 글래스 3.0 /사진 제공=구글구글 글래스 3.0 /사진 제공=구글


두 번째로 사라진 기술은 증강현실(AR) 기술이다. 지난해 구글은 I/O에서 ‘멀티 서치’ 기능이나 구글 이머시브 지도 등은 모두 AR 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였다. 또 I/O 말미에 한 편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영어를 하지 못하는 중국인 여성이 AR글래스를 쓰고 영어 대화를 이해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가 AR글래스를 쓰자 시야 너머에 번역된 중국어가 자막처럼 나타났기 떄문이다. 이어 수화를 쓰는 이의 대화 역시 AR글래스를 통해 타인에게 번역돼 전달되는 장면이 연출됐다. 구글은 AR글래스의 상용화 시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AR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지난해 피차이 구글 CEO는 “앞을 바라보면 컴퓨팅 기술에 있어 모든 분야를 더욱 깊게 확장시켜줄 새로운 개척지는 AR 기술”이라며 “실제 세계를 뺏어가는 게 아니라 실제 세계를 폭넓게 발전시키기 위한 기술이 중요한데 AR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구글 I/O에서 AR 관련 기술은 거의 언급되지 않아 구글의 중요 전략 변경이 감지됐다. 이를 두고 한 구글 하드웨어 부문 관계자는 “지난해 구글이 공개한 AR 기술은 신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개념 증명(PoC·시장에 없던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시제품을 만들어 증명하는 것)이었다”며 “어떤 기술은 상용화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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