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KT 본사를 압수 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KT 본사가 계열사들 사이의 ‘일감 몰아주기’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은 시설관리업체 KDFS의 주식 42.25%가 회사 대표인 황욱정 씨에게 몰린 정황이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하고 구체적 사항들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KT 사옥과 KT 및 KT텔레캅 본사, KDFS 사무실 등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내부 회의 기록과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구현모(59) 전 대표이사 시절에 KT가 품질 평가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시설관리(FM)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하청업체인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KT텔레캅이 발주 물량 등을 결정한 과정과 KDFS의 매출이 급증한 경위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은 남중수 전 KT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황 대표가 KDFS의 지분의 42.25%를 소유하고 있는 정황도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하고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DFS는 2010년 8월 KT의 영업부문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설립됐는데 지분 대부분이 개인에게 몰린 정황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해당 지분이 KT ‘실세’로 알려져 있는 남 전 회장 등의 차명 주식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KDFS의 1대 주주겸 대표이사인 것이 맞다”면서도 “(남 전 회장과의 연관성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음해성 소문”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 구체적인 사항들을 언급하기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구 전 대표 등 KT 본사 임직원들을 소환해 KT그룹 차원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 행위를 지시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