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미래에셋, 121조 '글로벌 ETF 왕국' 세웠다

英 ETF 업체 GHCO 인수 완료

글로벌 2위 시장 유럽 공략 가속

11개 나라서 512개 ETF운용 등

선진 금융시장 영토확장 잇따라


미래에셋그룹이 미국과 호주에 이어 유럽 상장지수펀드(ETF) 업체를 인수하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했다. 주요 금융 선진국에서 현지 ETF 업체를 품으면서 세계적 투자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다. ‘안방’인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16일 미래에셋증권 런던법인은 유럽 ETF 시장조성(Market Making) 전문 회사 GHCO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 해외 법인이 선진국에서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 런던법인은 지난해 12월 6일 GHCO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영국 규제 당국(FCA)과 그리스 규제 당국(HCMC)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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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설립된 GHCO는 자체 개발 시장조성 시스템을 갖추고 블랙록 등 18개 ETF 운용사와 2000여 개의 ETF 종목에 장내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장조성 서비스를 하고 있다. ETF 시장조성 기능은 증권시장에서 특정 종목의 주가가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상장된 ETF의 가격이 수급 호가 등의 불균형으로 기복이 심해지면 투자자의 정상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인수로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유럽 ETF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회사이자 해외 ETF 운용사인 글로벌X가 유럽 시장에 진출해 있는 만큼 시장조성 기업의 도움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X는 특화된 상품 라인업을 통해 빠르게 운용 자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테마형·인컴형·국가별·스마트베타 ETF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기술발전·가치투자·인구구조·자원 등 네 가지 주제로 구분된 테마형 ETF가 장점이다.

이번 인수는 미래에셋을 세계적 ETF 운용사로 키우기 위해 일찌감치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박 회장의 결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은 지난달 기준 한국·미국·캐나다·홍콩·일본 등 전 세계 11개국에서 ETF 512개를 운용하고 있으며 규모는 121조 원에 이른다.

미래에셋은 2003년 국내 최초로 해외 운용 법인을 홍콩에 설립하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2011년 캐나다 1위 ETF 운용사 호라이즌을 인수해 북미 시장에 거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2016년 홍콩에 해외 ETF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 미래에셋글로벌ETF 홀딩스를 설립했다. 2018년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를 인수하며 당시 10조 원 수준에 그쳤던 운용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일본 다이와증권그룹과 합작법인 글로벌X 재팬을 설립하며 아시아 시장에도 성장의 씨앗을 뿌렸다.

선진 시장뿐만 아니라 ETF 산업 초기 단계인 신흥국 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미래에셋은 2012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진출, 이듬해 아시아 계열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중남미 지역에 ETF를 상장했다. 2018년 9월에는 현지 진출 10년을 맞아 브라질 증권거래소에 브라질 최초로 채권 기반의 ETF를 상장했다. 그해 11월에는 니프티5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인도 현지에 상장했다. 2020년 12월에는 ‘미래에셋 VN30 ETF’를 베트남 호찌민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외국계 운용사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상장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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