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기억하는 민주화운동의 성지 광주광역시에서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2023년 5월 17일은 잊혀질 수 없는 날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5·18민주묘지 입구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발견한 뒤 직접 뜯어내다가 이를 제지하던 5·18 관련 단체 회원들과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충돌 과정에서 한 5·18 관련 단체 회원은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까지 받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의 정당한 무력 시위인지는 판단을 해봐야 하지만, 광주광역시에서 상징적인 기념일 5·18을 앞두고 이러한 불상사가 생긴 데에는 광주시의 수상쩍은 공모 사업 때문이다.
최근 광주시는 5·18 교육관 위탁 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5·18부상자회·공로자회를 탈락 시키는 과정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공무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고발됐다.
5·18부상자회 회원 등 300명은 부상자회가 광주시 5·18교육관 위탁사업자 공모 사업에서 탈락하자, “강기정 시장이 위계 등의 방법으로 입찰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강 시장을 비롯한 관련 공무원 등 6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어쩌면 이번 사태는 예견이 됐다는 광주시민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시 충돌 사태 시간으로 돌아가 본다.
강기정 광주시장의 충돌 사태를 목격한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등에 따르면 강 시장 일행이 탑승한 승용차가 이날 오전 10시께 광주 북구 운정동 5·18묘지 정문 앞 삼거리 쪽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차량이 멈춘 이유는 강기정 시장을 비방한 현수막 때문이다. 현수막에는 ‘광주지검은 불법 행정을 저지른 강기정을 즉각 수사하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이후 강 시장 수행원으로 알려진 남성 2명이 현수막을 뜯어 내는 과정에서 승강이가 벌어지더니, 갑자기 강 시장까지 차에서 내려 고성은 물론 가벼운 몸싸움까지 일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18공로자회 소속 회원들은 이를 막아 섰고, 이 과정에서 목덜미가 잡히고, 한 회원은 다리를 다쳤다는 주장이다. 다리를 다친 회원은 광주의 S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에 5·18 단체 한 회원은 “5·18 민주화운동을 앞두고 있는 강기정 광주시장의 모습은 폭군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갈등은 추모제 후에도 이어졌다. 추모제를 마치고 돌아가던 황일봉 5·18 부상자회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민주의 문’ 앞에 있던 강 시장을 향해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시정을 똑바로 하라”고 고성을 질렀고, 이에 질세라 강기정 시장도 “5·18이 형(황일봉 5·18 부상자회장) 거냐”라고 맞섰다.
5·18 민주화운동의 성지 광주광역시 곳곳에는 강기정 시장을 비방 하는 현수막이 9개의 각기 다른 문구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구는 ‘불통 시장 잘못 뽑았다. 강기정은 물러나라!’, ‘한 번 불통은 영원한 불통. 강기정은 물러나라!’, ‘법에서도 인정하는 오월단체 무시하는 강기정은 각성하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