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io Trenta 씨가 메운 도로의 파임(포트홀). 연합뉴스이탈이아 정부가 도로위의 파임(포트홀)을 직접 메운 주민에게 벌금과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 이에 불복한 주민이 당국에 대해 투쟁중인 사연이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언론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롬바르디아주에 위치한 바를라시나에 살고 있는 클라우디오 트렌타(72)씨는 지난 10일 지역 당국으로부터 벌금 고지서를 받았다.
트렌타씨는 지난달 26일 바를라시나에 있는 횡단보도에 생긴 직경 30㎝ 크기의 포트홀을 메웠다. 지역 당국에 포트홀을 신고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자비를 들여 직접 수리한 것이다.
바로 이 수리가 트렌타씨가 벌금 고지서를 받은 이유였다. 지역 당국은 그에게 고속도로 법규를 위반했다며 622유로(약 90만원)짜리 벌금 고지서를 발송했다.
고지서에는 5일 이내에 벌금을 납부 시에는 606유로(약 88만원)으로 감액되고, 5일 이후 납부 시에는 882유로(약 128만원)를 내야 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는 벌금과 함께 포트홀을 원상복구하라는 당국의 명령도 받았다.
트렌타씨는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그들이 나를 바보라고 생각한다면 틀렸다. 그들은 나를 도발했다"며 분노했다.
트렌타씨가 자신의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 사건은 이탈리아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탈리아에선 수도 로마에만 포트홀이 약 1만개에 이를 정도로 전국 도로 곳곳이 포트홀투성이지만 정작 행정 당국은 예산과 인력, 장비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적극적인 보수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누리꾼들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한 주민에게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벌금을 부과한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오히려 당국이 도로를 메우는 데 자비를 투입한 이 주민에게 보상해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예술 평론가 출신인 비토리오 스가르비 문화부 차관도 논쟁에 가세했다. 스가르비 차관은 "고속도로법에도 상식이 있다"며 "상식적으로 지역 경찰이 이 남성에게 감사를 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렌타씨는 전국 방송 프로그램에도 초대 손님으로 나와 지역 당국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강조했다.
그는 왜 문제를 알고도 나서지 않는 사람들 대신 내게만 벌금을 부과하나요?"라고 되물으며 "이 벌금은 부당하기 때문에 이 벌금을 취소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