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흑해곡물협정 2개월 연장"…종료 하루 앞두고 극적 타결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 곡물의 해상 수출을 가능하도록 한 흑해곡물수출협정이 종료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2개월 연장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정의개발당(AKP)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우리나라의 노력, 러시아의 지원, 우크라이나의 헌신 덕분에 협정이 2개월 추가로 연장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제안과 노력을 지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익한 협력에 나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이 과정에서 헌신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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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TV연설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 역시 협정 연장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러시아는 자국 농산물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 등을 이유로 협정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지만 “가장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을 돕고 세계 식량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협정) 연장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협정 연장을 환영한다”면서도 “러시아는 식량을 무기화해 협박에 이용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흑해곡물협정은 18일 만료를 하루 앞두고 가까스로 60일의 시간을 더 벌게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 항로를 통하는 곡물수출선의 안정을 보장하는 내용의 협정을 맺은 후 지난해 11월, 올해 3월 두 차례 기한을 연장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국제 곡물 가격은 흑해곡물협정 타결로 하락해 현재 안정을 찾은 상태다. 최근 협정 재연장 논의가 난항을 겪자 전쟁 직후 발생했던 세계 식량난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바 있다.

곡물협정이 당장 종료되는 것은 막았지만 장기적인 상황은 불투명하다. 러시아가 곡물협정의 일부인 자국산 곡물·비료 수출 등에 대한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단기 연장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또한 자국 농업은행인 로스셀호스방크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복귀 허용, 흑해를 통한 암모니아 수송관 복원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해 7월 체결된 이 협정에 대한 우리의 원칙적 평가는 변하지 않았다”며 “협정 이행에 관한 왜곡을 최대한 빨리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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