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의 인구 고령화로 연금개혁의 시급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사적연금 활성화 정책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세제혜택을 강화함으로써 사적연금 가입률을 늘려야한다는 것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센터장은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 주최로 열린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정책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재정문제, 사회경제적 환경, 세계화 추세를 고려하면 공적연금만으로 노후소득보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25년 고령화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지만, ‘노인빈곤’에 대한 대처는 부족한 실정이다. 2018년 기준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13.1%)의 세배를 웃도는 43.3%를 기록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후소득 보장체계의 한 축인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공적연금만으로는 생활비, 의료비 등을 충당하기 불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공적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은 35%(국민연금 25%, 기초연금 10%) 내외로 예상돼 적정노후소득(약 70%) 수준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소득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사적연금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 도입률은 27.1%, 개인연금 가입률은 10.9%에 불과한 실정이다.
강 센터장은 “세제혜택 확대 및 다양화로 사적연금 가입을 유도해야 한다”며 OECD 수준으로 연금세제지원 수준을 상향시키고, 가입자 특성별로 다양한 세제, 보조금 지원 방안을 제안했다.
또 노인 의료비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장성보험을 현실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강 센터장은 “보장성보험료 세액공제 한도를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금계좌의 납입액 한도를 연 18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10년 초과 연금 수령 시 퇴직소득세의 50% 수준으로 감면하고 종신연금 수령 시 70%를 감면하는 등 비과세 혜택 부여를 부여하는 연금화 유인책을 소개했다.
이경희 한국연금학회 수석부회장은 “중·저소득계층의 연금수령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단순한 연금세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연금전환 시 퇴직소득세의 30% 또는 40% 감면은 세제혜택의 한도가 없다”며 “대부분의 과세혜택이 고소득계층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연금제도를 통한 노후소득보장은 퇴직일시금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계층, 특히 중·저소득계층을 포괄해야하므로 이들의 연금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과세방식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