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을 최대 3000원 올려 ‘치킨 배달 3만원 시대를 열었다’는 뭇매를 맞은 교촌치킨이 할인 판매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불매 운동까지 벌이며 비판적 여론이 거세지자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배달의민족(배민)을 통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오는 21일까지 배민 '메가위크 브랜드' 행사를 통해 시그니처 메뉴 4종을 각각 3000원 할인해 판매한다. 인상 전 가격으로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도 지난달 말부터 자사앱을 통해 최대 4000원의 치킨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신규 고객에는 2000원, VIP 및 KING 등급 고객에는 각각 3000원, 4000원 쿠폰을 발급한다.
교촌치킨의 운영사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충성고객 모객 및 혜택 부여 차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사 앱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할인 행사 소식에도 소비자 반응은 냉소적이다. 교촌치킨이 매번 업계의 가격 인상을 주도했다는 인식이 강해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풀이된다.
교촌치킨은 2018년 치킨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배달을 유료화했다. 배달료로 2000원을 책정해 주문 때마다 추가로 받기 시작했다. 2021년 7월에는 배달료를 1000원 더 올렸다. 이에 따라 경쟁사들도 배달료를 걷으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웠다고 지탄받았다. 게다가 그해 11월 교촌치킨이 업계에서 최초로 치킨값을 8.1% 올리자 BBQ와 bhc가 다음해에 추가로 가격을 인상했다.
이 와중에 교촌치킨은 지난달 3일부터 주요 한 마리 및 부분육 메뉴의 가격을 3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허니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배달료까지 합치면 치킨 한 마리를 시켜먹는 데 3만원가량이 드는 셈이다.
당시 교촌치킨 측은 가맹점 수익 구조가 나빠져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임차료와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용 상승에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크게 올랐다는 입장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본사는 2014년 이후 10년간 주요 원자재 가맹점 납품가를 동결해왔고 분담 비용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78%를 기록했다"며 "비용 상승 요인을 분담해왔지만 최근 본사 지원도 한계에 부딪히며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