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검은 인어공주, 연기력으로 논란 잠재울까

[리뷰 - 영화 '인어공주']

원작 애니 장점 잘 살려 실사화

음악·CG·각색·연기도 뛰어나

한국어 더빙 뉴진스 다니엘 참여

정치적 올바름 등 논란 극복 주목

영화 '인어공주'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영화 '인어공주'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개봉 전부터 여러 가지 의미로 화제였던 디즈니 실사영화 ‘인어공주’가 드디어 관객들을 찾아온다. 인어공주가 세상의 편견을 딛고 전 세계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는 1989년 원작 애니메이션의 장점들을 충분히 잘 살려 냈다. ‘언더 더 씨’ ‘파트 오브 유어 월드’ 등 유명 사운드트랙은 더욱 세련되게 편곡됐다. 주인공 에리얼 역을 맡은 할리 베일리의 노래는 호소력이 넘친다. ‘언더 더 씨’의 가창에는 원작과 달리 에리얼이 직접 참여했는데 위화감이 전혀 없다.

영화 '인어공주'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영화 '인어공주'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물 속 세상도 아름답게 구현됐다. 비록 ‘아바타’만큼의 컴퓨터그래픽(CG) 수준은 아닐지라도 매우 자연스럽다. 아이맥스와 같은 큰 화면으로 보면 마치 아쿠아리움 안에 들어와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각색도 준수하다. 작품 종반부 울슐라와의 대결에서 싸움의 종지부를 찍는 주체가 여성 서사 강화를 위해 에릭 왕자에서 에리얼로 바뀐 점도 납득 가능하다. 에릭의 어머니가 흑인 여왕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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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력도 훌륭하다. 바다의 왕 트라이튼 역할을 맡은 하비에르 바르뎀과 마녀 울슐라 역을 맡은 멜리사 맥카시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작품의 감초 역할을 하는 세바스찬·플라운더·스커틀 캐릭터들의 CG와 더빙도 흠잡을 데 없다. 다만 원작의 팬이라면 만화적 캐릭터들의 실사화가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

영화 '인어공주'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영화 '인어공주'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다만 작품 제작부터 계속되어 온 작품 아팎의 논란을 온전히 극복해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으로 인해 원작 훼손 논란·정치적 올바름(PC) 논란 등이 개봉 전부터 계속돼 왔다.

디즈니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 했던 메시지가 “인종·성별·외모 등에 대한 차별 없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라면 그 메시지는 충분히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메시지가 너무 강하게 작품을 덮고 있어 작품 몰입에 어려워 할 관객들이 생길 것 또한 부정하기 어렵다. 에릭이 에리얼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도 개연성과 핍진성이 결여돼 버렸다.

굳이 그 메시지를 넣어야 한다면 왜 그 작품이 ‘인어공주’였나도 의문이다. 재탄생한 이야기라지만 결국 이야기의 본질은 ‘인간이 아닌 흑인 인어가 잘 생긴 백인 왕자가 사는 인간의 세계를 동경해 결국 아버지의 힘으로 인간이 되는 것’이다. 등장 캐릭터들이 주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이야기는 곧 개봉할 픽사의 ‘엘리멘탈’에서도 충분히 다뤄질 예정이라 더욱 아쉽다.

영화 '인어공주'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영화 '인어공주'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은 디즈니 실사화 영화만의 차별점이 분명하다. 에리얼의 한국어 더빙에는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다니엘이 참여해 순수한 목소리와 노래를 들려준다. 24일 개봉. 135분.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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