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가 분쟁지 카슈미르에서 사전 행사를 개최하자 이에 반발한 중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참석을 거부하고 나섰다고 영국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수도 뉴델리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이날부터 이틀 간 G20 국가대표단 약 60명이 참가한 관광 실무단 회담을 연다. 회담 장소는 인도령 카슈미르 스리나가르다.
문제는 카슈미르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여러 차례 군사 충돌을 일으킨 지역이라는 점이다. 인도 정부는 2019년 무슬림이 다수인 잠무-카슈미르 지역의 반(半)자치권을 박탈하고, 인도에 완전히 통합할 목적으로 카슈미르를 두 개의 연방 영토로 분할했다.
가디언은 인도 당국이 이번 G20 행사를 통해 이 같은 조치가 결과적으로 카슈미르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왔으며, 외부인들의 안전 보장을 증명할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분쟁국 파키스탄의 반발에 더해 G20 일부 국가의 행사 보이콧이 끊이질 않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번 G20 회의가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파키스탄 우호국인 중국도 “분쟁 지역에서 어떤 종류의 G20 회의라도 열리는 것에 확고히 반대한다”며 행사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디언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터키), 이집트, 인도네시아도 행사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메부바 무프티 전 잠무-카슈미르주 총리도 단순 관광 관련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카슈미르를 관타나모 수용소처럼 만들었다며 인도의 결정을 비판했다. 나아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의 집권당이 홍보 목적으로 G20을 ‘납치’했다고 지적했다.
페르낭 드 바렌느 유엔 소수자 문제 특별보고관도 카슈미르 내 인권 침해, 정치적 박해, 불법 체포 등을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카슈미르의 상황이) 정상적이라고 지지하기 위해 G20를 보내는 것"이라고 이번 회의의 의미를 평가했다. ‘군사적 점령’으로도 일컬어지는 카슈미르의 현 상황을 G20 회의가 은연 중에 정당화될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 인도는 이번 관광 실무단 회담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각종 비판에 대해 유엔의 인도 상임대표부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인도 어느 지역에서 G20 행사를 개최하든 그건 인도의 특권”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