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간 추가 실직을 경험한 체감실업자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정신건강은 일반인구 집단보다 우울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국내 체감실업자의 실직 경험과 건강 및 웰빙에 대한 추적조사를 실시해 2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결과를 발표했다.
‘체감실업자’란 단순 실업자 뿐만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거나 불완전한 고용 상태에 있는 사람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주 36시간 미만 근무하며 추가 취업을 준비하는 ‘부분실업자’, 비경제활동 인구 중 지난 4주 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취업을 희망하는 ‘잠재구직자’도 체감실업자에 해당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월 1차 조사에 참여했던 만 19세 이상 체감실업자 717명 중 500명이 4월에 실시한 2차 조사에 이어서 참여했다.
추적조사 결과 1년 전 체감실업자 중 현재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38.6%였고, 거의 절반에 미치는 수치인 42.2%는 현재도 체감실업 상태였다.
지난 1년 간 한 번이라도 추가 실직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의 36.2%였으며, 이들 중 40.3%는 실직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1년 전 조사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이유로 지난 1년 간 실직했다는 응답이 27.1%였던 것으로 미뤄봤을 때, 1년 사이 13.2%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추가 실직을 경험한 사람들의 정신건강도 더욱 취약해졌다는 점이다. 추가 실직 경험자의 우울 점수는 남성이 평균 7.98점, 여성 10.40점으로, 추가 실직 경험이 없는 이들(남성 7.37점, 여성 8.92점)보다 높았다. 우울 점수 10점 이상이면 우울증 수준이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29.2%는 지난 1년 간 심각하게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그중 여성이면서 추가 실직을 경험한 이들의 경우 그 비율이 39.6%에 달했다.
유명순 교수는 "방역 상황이 나아졌음에도 지난 1년간 일을 그만둔 사유가 코로나19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응답률은 더 높아졌다"며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체감실업자들에 대한 정신건강 증진 노력의 강화가 절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