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가 음악 저작권 플랫폼 '뮤직카우'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기존 경영진과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업계는 스틱의 단독 경영권 행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뮤직카우는 기존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약 105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스틱이 가장 먼저 6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하고, 최근 자금 납입도 완료했다. 기존 투자자인 LB인베스트먼트(309960), 한화자산운용, 한국산업은행 등도 추가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선 세 곳의 투자사가 450억 원을 나눠 투자하는 방식을 검토중이다.
한 뮤직카우 투자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존 투자자가 뮤직카우와 추가 투자를 협의하고 있다"라며 "조만간 스틱인베스트먼트 외에 다른 투자자들도 추가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에서 평가된 뮤직카우의 투자 전 기업가치는 6000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스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8000억 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약 25%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처투자 시장의 유동성 위축 뿐 아니라 전년 대비 악화한 실적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뮤직카우는 지난해 매출액 8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8%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 손실 156억 원을 기록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뮤직카우는 약 2만여 곡의 음원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음악 저작권 플랫폼이다. 연내 세계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에도 서비스 출시를 계획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뮤직카우가 거래를 중개하는 음원 수익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무체재산권 ‘신탁수익증권’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제도권 금융 시장에 진입했다.
스틱은 지난해 뮤직카우에 약 1000억 원을 투자하며 인연을 맺었다. 뮤직카우가 발행하는 1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구조였으며, 현재 보통주로 전환이 완료됐다. 해당 투자는 스틱의 스페셜시추에이션제2호펀드(약정액 1조 2200억 원)을 통해 집행됐다.
이번 투자를 포함한 뮤직카우에 대한 스틱의 누적 투자금은 2600억 원에 달한다. 스틱은 특수목적법인(SPC)인 '스틱뮤즈'를 통해 뮤직카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 지분율은 기존 15.14%에서 20% 중반대로 늘어난다. 이는 창업자인 김지수 뮤직카우 공동대표(13.46%)와 정현경 공동대표(13.37%)보다도 높은 지분율로, 단일 주주 중에선 최대다.
스틱은 음악 수익증권 플랫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뮤직카우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한 경영권 확보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뮤직카우 경영권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경영진은 스틱의 과도한 지분율에 대해 경계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스틱 관계자는 "뮤직카우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며 "앞으로 단순 재무적투자자(FI)의 역할을 넘어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회사 성장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