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템플스테이, 아픈 곳 찾아 스스로 치유하도록 돕는 곳"

◆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명 스님

2030 이용자 비중 40%로 늘어

자율적 분위기 속 명상·힐링 방점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단장인 원명 스님이 템플스테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단장인 원명 스님이 템플스테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코로나19 이후에는 휴식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이용자들이 더 좋아해요. 조용히 혼자 와서 명상하거나 걸으며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려고 하는 이유입니다.”

템플스테이를 주관하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사업단장인 원명 스님이 22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코로나19 전에는 일부 절에서 칠석날 남녀를 소개해주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하기도 했었다”며 요즘 달라진 템플스테이의 이용 트렌드를 설명했다. 템플스테이란 절에 머무르면서 불교문화와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활동으로, 20년간 600만 명 이상이 체험했다. 20년 넘게 운영되는 과정에서 템플스테이의 이용자와 이용 행태도 많이 바뀌었다. 요즘은 20~30대 이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3년 템플스테이 이용자의 30%가량이 20~30대였지만 최근에는 40%로 뛰었다. 템플스테이를 찾는 젊은 세대가 많아진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원명 스님은 삶의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0~50대도 괴로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20~30대는 정말 많은 걸 결정해야 할 때”라며 “대학을 졸업한 순간 내가 결정해야 할 게 많아지고 사력을 다하면 잘할 것 같았던 게 잘 안되는 등 여러가지가 무너지는 걸 경험한다”고 언급했다. 학창 시절 의지가 됐던 또래 친구들과의 소통도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 시기다. 이때 현실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에 머무르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활력을 얻기 위해 템플스테이를 찾는 20~30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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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단장인 원명 스님이 템플스테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단장인 원명 스님이 템플스테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에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참가자가 좀 더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초기 불교문화를 체험한다는 목적만 보고 참가자들은 휴대폰을 반납했었다. 가족·친구끼리 템플스테이에 참여했을 때 일행과 떨어져 지내도록 하기도 했다. 원명 스님은 “템플스테이는 참가자들을 불자로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며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은 진정한 치유가 아니다. 본인 스스로 아픈 곳이 어딘지 알고 그에 맞는 처방을 스스로 적용해가도록 하는 것이 본질적인 치유고 힐링”이라고 강조했다.

원명 스님이 명상·힐링에 더 초점을 둬서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템플스테이 관련 실무자를 대상으로 상담 전문가, 차 전문가 등을 모셔서 어떻게 차를 마셔야 더 좋을지, 어떻게 상담해주면 좋을지 등의 교육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며 “명상에 관한 연구를 하고 걷기 명상 프로그램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젊은 층에 불교가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한 고민도 계속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템플스테이 유튜브 계정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사찰 음식 요리법을 소개하고 지역별 템플스테이의 자연 소리를 ASMR로 들려주고 있다. 사업단은 6월 여행 가는 달을 맞아 한 달간 전국 100여 개 사찰에서 선착순 6000여 명에게 1박 2일 템플스테이를 3만 원에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접수는 25일 오후 2시부터 템플스테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원명 스님은 “카카오톡 이모티콘만 해도 불교를 소재로 한 게 부족하다”며 “템플스테이가 불교만의 것이 아닌 치유, 힐링하는 문화적 방법으로 조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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