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돈봉투' 현역의원 첫 구속시도…공은 국회로

檢, 윤관석·이성만 영장 청구

불체포특권으로 본회 표결 필요

내달 열릴 임시국회서 이뤄질듯

尹 "강압적으로 자백 받으려는 것"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관석(63)·이성만(62) 무소속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에 착수했다. 이들이 ‘불체포특권’을 지닌 현역 의원이라 구속 여부를 가릴 심판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국회의 체포동의안이 필요하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 등 절차가 진행될지에 대한 ‘공’이 국회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4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두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민주당 ‘돈 봉투’ 수사와 관련해 현역 의원의 신병 확보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영장 심사가 이뤄지려면 국회 표결 과정을 거쳐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한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은 검찰에 체포동의요구서를 보내고 이를 법무부가 대검찰청에서 넘겨받아 대통령 재가 등 국회 제출 절차가 진행된다. 이 경우 국회의장은 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보고한다. 이후 24~72시간 내 표결에 부쳐야 한다. 표결이 이뤄지지 못하면 이후 최초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30일 본회의에 보고되고 표결은 6월 임시국회에서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은 영장 심사를 거쳐 두 의원의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부결되면 두 의원에 대한 구속 영장은 기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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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안팎에서는 의원 간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등 국회 표결까지 이뤄지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두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상태다. 게다가 검찰이 적용한 혐의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가 “두 의원이 이미 탈당한 상황이라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표결에 대해서도 당론 없이 의원들의 자유의사에 맡긴다”고 한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검찰은 윤 의원에게 2021년 4월 말 전당대회에서 송영길(60)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위해 강래구(58)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과 공모해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총 6000만 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검찰은 윤 의원이 강 전 위원 등 경선 캠프 관계자들에게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할 테니 나에게 돈을 달라’는 취지로 말해 두 차례에 걸쳐 현금 6000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후 의원들에게 각 지역 대의원이 송 전 대표를 찍도록 하라는 이른바 ‘오더’를 내리거나 지지를 유지해달라며 300만 원씩 든 봉투 20개를 제공했다는 게 검찰이 파악한 내용이다. 이 의원의 경우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2021년 3월 중순 이정근(61)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경선 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3월 말 강 전 위원 등에게 지역본부장 제공용 현금 10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4월 윤 의원으로부터 오더를 받고 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하지만 두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금 출처도, 돈을 받았다는 사람이 누군지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속도전이라도 하듯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유일한 증거인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부정되고 뚜렷한 물증을 발견하기 어렵자 구속을 통해 망신을 주고 강압적으로 자백을 받아내겠다는 저의를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도 19일 검찰 조사를 마친 뒤 “돈 봉투는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안현덕 기자·박경훈 기자·천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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