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반도체 소재서 배터리로…SK 계열사 '이유 있는 변신'

■반도체 부진에 새 캐시카우 육성

'반도체용 가스' 주력 머티리얼즈

불확실성 대비와 사업 다각화 위해

실리콘 음극재 공장짓고 상업생산

SKC·SKIET 동박·분리막 강화

기존 사업+새먹거리 투트랙 전략


SK(034730)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반도체 소재에서 배터리 소재로 사업의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배터리가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산업으로 부상하자 반도체 소재를 원톱으로 사업을 영위했던 계열사들이 배터리 소재를 추가해 투트랙 육성에 나선 것이다. 조 단위 투자로 공장을 신증설하면서 배터리 셀을 넘어 소재와 장비 등 2차전지 생태계 전반으로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는 최근 경북 상주 청리일반산업단지에 실리콘 음극재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시제품 제작에 돌입했다. 올 하반기부터 연 2000톤 규모의 상업 생산을 시작한 후 2025년까지 추가 증설을 통해 1만 톤 규모로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실리콘 음극재 사업은 미국의 그룹14테크놀로지와 합작으로 설립한 SK머티리얼즈그룹14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2025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실리콘 음극재의 시장점유율은 5% 정도에 불과하지만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2030년에는 25%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와 비교해 중국에 집중된 자원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며 “배터리 성능도 개선시킬 수 있어 앞으로 성장성이 높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반도체용 가스 소재를 주로 생산하던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12월 각 소재 사업을 분할하며 배터리 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SK머티리얼즈의 본업은 반도체나 액정표시장치(LCD)와 같은 제품의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증착하는 가스 소재다. 핵심 고객사 역시 반도체 사업자들이었고 매출의 80% 이상이 반도체 가스 소재에서 나왔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를 대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추가하기 위해 기존 가스 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로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SK머티리얼즈는 2025년까지 전체 매출의 상당분을 배터리 소재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SKC(011790)도 필름 사업에서 동박 사업으로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동박은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에 불과한 두께 10㎛(마이크로미터) 내외의 얇은 구리막으로 음극재를 씌우는 역할을 한다. SKC의 자회사인 SK넥실리스는 글로벌 동박 시장 점유율 1위(22%) 업체다.

SKC는 2020년 SK넥실리스를 인수한 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배터리 소재 사업을 메인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말레이시아와 내년 폴란드에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능력을 16만 톤으로 확대하고 북미에서도 2026년 생산을 목표로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도 특수 필름 사업에서 분리막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배터리 4대 소재인 분리막은 양·음극 활물질 접촉을 막아 단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국내 증평과 청주, 중국 창저우, 폴란드 실롱스크 등에서 분리막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장기 증설 계획에 따라 분리막 생산량은 지난해 15억 ㎡에서 올해 19억 ㎡, 2024년 27억 ㎡, 2025년 40억 ㎡로 증가할 예정이다. SKIET의 분리막 사업 강화도 특수필름 사업의 적자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KIET의 영업손실은 19억 원 적자로 전망되는데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분리막은 소폭이나마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