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나들이 계절인데…화장품·신발값 또 뛴다

아디다스 내달부터 17% 인상

로레알도 이달 최대 10% 올려

샤넬백은 넉달새 134만원 껑충

글로벌 브랜드 '묻지마 인상'에

하반기 소비자물가 자극 우려


본격적인 엔데믹 전환 이후 나들이족이 늘어난 가운데 의류와 신발 가격이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명품과 화장품 업체들도 주요 제품값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묻지마식 가격 인상'은 국내 기업들의 가격 인상을 부추겨 올 하반기 물가 부담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다음 달부터 인기 운동화 제품인 '슈퍼스타' 가격을 11만 9000원에서 13만 9000원으로 16.8% 인상한다. 올해 들어 아디다스의 가격 인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월에는 운동화 '아스티어 W' 일부 디자인 가격을 10만 9000원에서 12만 9000원으로 18.3% 올린 바 있다. 반스도 다음 달부터 '어센틱 44DX'의 가격을 8만 5000원에서 10만 5000원으로 23.5% 인상할 예정이다. 나이키 '에어포스1'은 이미 지난해 말 12만 9000원에서 13만 9000원으로 1만 원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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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그룹은 이달부터 랑콤·입생로랑·비오템의 면세점 등 일부 채널에서의 가격을 5~10%가량 올렸다. 랑콤의 인기 파운데이션 제품인 '뗑이돌'의 백화점 판매 가격은 지난해 5월 7만 4000원에서 이달 8만 3000원으로 1년 만에 12.1% 뛰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전날 올해 들어 두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유명 가방인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 사이즈 가격은 지난 1월 1316만 원에서 3월 1367만 원, 이달 1450만 원으로 4개월 새 10%나 비싸졌다. 이밖에 보테가베네타도 이달 '카세트 벨트백'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0%안팎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최근 일본과 프랑스 등에서 가격을 인상해 조만간 국내 제품 값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업체들은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원자잿값과 물류비용 상승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면화 가격은 이달 파운드당 0.8달러 수준으로 1년 전보다 44%가량 내렸다. 아디다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60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86.3% 급감했다. 북미 지역에서 매출이 감소한데다 유명 힙합 가수인 '예'와 계약을 종료하며 '이지(Yeezy)' 라인업의 판매가 중단된 여파다. 로레알그룹의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북아시아 지역의 매출신장률은 1%로 전체 매출신장률인 14.6%에 한참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확고한 고객층이 형성돼있기 때문에 '올려도 살 사람은 산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의류 및 신발 소비자물가지수(2020년=100)는 2020년 1분기 99.73에서 지난해 1분기 101.96으로 상승한 뒤 올 1분기 108.03으로 껑충 뛰었다. 이미 주요 국내 패션 기업들이 올 가을·겨울(FW)시즌 상품 판매 가격을 예년보다 10%가량 높게 책정한 만큼 해당 지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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