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재정준칙 법제화 서둘러야"…역대 경제사령탑 한목소리

■경제개발5개년 60주년 국제콘퍼런스

秋부총리 "건전재정 확립시킬 것"

유일호 "추경, 지금 재정과 안맞아"

"장기영, 수출주도 정책 탄력" 평가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 경제사령탑들이 정치권을 향해 포퓰리즘 정책을 접고 재정준칙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습관적으로 추진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도 신중해야 한다며 한국 경제가 구조 개혁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전직 부총리와 경제부처 장관 30여 명은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5개년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추 경제부총리는 대내외 위험 요인을 지적하며 “국가채무의 빠른 증가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진 규제와 노동·교육 분야 등 경제·사회 전반에 오랫동안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 세계 최저의 출산율로 인한 인구 감소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노사 법치주의 확립,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노동 개혁과 새로운 경제·사회 환경 변화에 맞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개혁,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연금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금 개혁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재정준칙 법제화도 빼놓지 않았다. 추 부총리는 “재정준칙 법제화로 건전재정 기조도 확고히 확립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추진, 구조적 위험으로 다가오는 저출산·고령화 대응과 함께 안정적 공급망 확보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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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제부총리의 각오에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전직 경제사령탑들은 힘을 보탰다. 노무현 정부에서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병완 전 의원은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책, 재정이 마르지 않는 샘물인 것처럼 생각하는 주장들이 정치권 일각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조삼모사처럼 저녁에 먹을 걸 낮에 당겨 먹고 저녁에 굶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일호 전 부총리도 “필요한 부분을 쓰는 대신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추경은 지금의 재정 환경에서 맞지 않다”고 했다. 진념 전 부총리는 “예비타당성조사 완화는 건전재정 계획의 일환이었다”며 “(예타조사 면제 기준을 완화하는 식의) 이런 정신으로는 재정 건전성이 확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 전 부총리와 진 전 부총리는 각각 박근혜 정부와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수장을 맡은 인물들로 건전재정 기조 유지에 있어 보수·진보가 따로 없었다.

구조 개혁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지금은 대내외 여건이 워낙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 연착륙을 할 수밖에 없지만 계속 이렇게 되면 결국 일본처럼 축소 균형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윤철 전 부총리는 “그동안 국가 주도의 개발 전략을 써왔는데 그런 타성이 우리 사회에 남아 있어서 이걸 빨리 극복해야 한다”면서 “규제 개혁을 포함해 공공부문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오석 전 부총리는 “지금은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내재적 문제들, 저출산이나 개혁 등을 잘 극복해야 한다”며 “그때그때 과거 정책의 변화를 잘 지켜보고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경제개발5개년계획은 지난해 11월 60주년을 맞았지만 코로나19 방역에 따라 당시 소규모로 진행됐다. 이번에는 국제 콘퍼런스로 확대해 ‘한국 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경제개발 성과와 평가, 미래 발전 전략 등을 논의했다.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강경식 재단법인 엔에스아이 이사장은 기조연설에서 “1964년 장기영 부총리의 수출 지향 전략으로 수출 주도 개발 정책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장 전 부총리는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일보를 창간한 언론인으로 1964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으로 입각했다. 강 이사장은 “장 부총리 시절 수입 대체 정책이 수출 주도 개발 정책으로 바뀌었다”며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5개년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직 장관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재윤(왼쪽부터) 전 통상산업부 장관, 이동호 전 내무부 장관, 전윤철 전 재정경제부 장관, 추 부총리, 진념 전 재정경제부 장관, 강경식 전 재정경제원 장관,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사진 제공=기획재정부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5개년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직 장관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재윤(왼쪽부터) 전 통상산업부 장관, 이동호 전 내무부 장관, 전윤철 전 재정경제부 장관, 추 부총리, 진념 전 재정경제부 장관, 강경식 전 재정경제원 장관,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사진 제공=기획재정부


세종=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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