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가 러시아로부터 전술 핵무기를 받아 자국에 배치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은 이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러시아 방문 중 기자의 질문에 “오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이전 배치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어 “핵무기를 옮기는 노력이 시작됐다”며 “저장 시설 등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빅토르 크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만나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 내 배치하는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앞선 3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벨라루스 국방부는 러시아로 파견한 군부대가 전술 핵무기 운용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1991년 소련이 붕괴한 이후 러시아가 자국 영토 밖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전술 핵무기 이전 합의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양국이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합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생화학 무기나 핵무기를 사용할 시 심각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경고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벨라루스 내 전술 핵무기 이전 계획을 비난하면서도 미국이 전략 태세를 바꿀만한 이유나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