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보편 지급하는 내용의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미래 세대와 재정 건전성을 돌보지 않는 선심성 입법을 남발하며 연금 개혁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현재 소득 하위 70%인 65세 이상 노인으로 정해진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6년 모든 노인에게 지급하는 내용의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4일 대표 발의했다. 국민연금을 수령하면 기초연금의 최대 50%를 줄이는 기초연금 감액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도 함께 포함됐다. 거액의 코인 거래 의혹으로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도 유사하게 기초연금 지급 대상 확대 및 기초연금 감액 제도 폐지 내용을 담은 기초연금법을 3월 대표 발의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김경협 의원안을 분석한 결과 해당 법률이 통과될 경우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 42조 6000억 원, 연평균 8조 5000억 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의 기본 방향과 배치되는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총선을 의식한 야당이 지지층 창출을 위한 현금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의 개혁이 불가피한 가운데 국회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발족해 연금 고갈을 막기 위한 보험료율 인상, 연금 수급 구조 개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수완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은 최근 “기초연금을 소득 하위 70% 모두에게 지급하지 말고 저소득 노인에게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