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중일 반도체 전쟁 가열…기술 개발 주력하고 외교력 발휘해야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미국이 중국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본·대만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26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회담을 열고 반도체 및 첨단 기술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성명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및 고급 인재 육성 등에서 공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말 대만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장비 반입식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등이 총출동해 “TSMC가 없으면 우리도 없다”면서 끈끈한 기술 동맹을 과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25일 워싱턴DC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만나 미국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반도체 구매 중단 제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미국은 반격 카드로 ‘반도체 동맹’을 내세워 한국 정부와 기업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조정관은 동맹과 함께 맞서겠다고 선언했고 미국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한국을 콕 집어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미중 사이에 낀 반도체 산업을 구하기 위해 보조금을 받는 첨단 반도체 시설의 중국 내 확장 범위를 기존 5%에서 10%로 늘려달라고 미국 측에 건의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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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쟁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연구개발(R&D)과 고급 인재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로 경쟁사들을 압도할 만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 센서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 육성과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의 선순환 체계 구축 등을 서둘러야 한다. 국가 대항전과 동맹 재편이 진행되는 반도체 패권 경쟁 시대를 맞아 ‘민관정’ 원팀의 역량을 결집해 파격적인 세제·금융 지원과 규제 혁파에도 나서야 한다. 한미 동맹을 격상하기로 한 데다 우리의 반도체 설계와 기술을 상당 부분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 속에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정교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되 중국 의존도를 점차 줄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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