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인재양성 스타트업인 코드스테이츠가 무자격 강사를 대거 채용한 사실이 적발돼 고용노동부의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IT교육 분야가 양적으로는 급성장을 했지만 상대적으로 사후관리는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고용센터는 지난 4월 코드스테이츠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코드스테이츠는 정부의 대표 디지털 전환 교육 사업인 케이(K)-디지털 트레이닝(KDT)에 참여하고 있다. 현장 조사 결과 일정 기간 이상 경력과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확인 등 고용부에서 요구한 강사 자격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 코드스테이츠는 자사 부트캠프 수강생이 졸업하자마자 강사로 채용한 사실 등이 적발됐다. 고용부 등에 따르면 이러한 무자격 강사 사례는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드스테이츠 관계자는 “최근 고용센터에 강사 운영 관련 상세 자료를 제출했고,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확정된 사안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코드스테이츠는 프론트엔드·백엔드·그로스마케팅·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의 분야에서 부트 캠프를 운영해왔다. 부트 캠프는 40~100명 규모로 보통 18주~24주 사이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무자격 강사가 수업 현장에서 대거 빠지자 기존에 예정됐던 수업이 중단되는 등 수강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코드스테이츠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5월에 예정됐던 AI 부트캠프는 전격 중단됐다”며 “다수의 무자격 강사들이 현장에서 제외되면서 기존 수강생 대상으로 강의를 할 인력 자체가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2021년도에 도입된 KDT는 기존 직업교육과 다르게 기초 이론은 짧게 배우고 프로젝트 수행을 중심으로 스스로 답을 찾는 방식을 도입했다. 수강생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온종일 반년 가까이 집중 교육을 받는다. 자율성에 의존하는 ‘자기 주도형 과정’이다 보니 강사의 자질 문제가 상대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날 여지가 적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교육 업체들이 강사만 확보하면 매출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점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KDT 예산은 2021년 2225억 원을 시작으로 2022년은 3248억 원, 2023년은 4163억 원이 편성됐다. 교육기관과 인원도 예산에 맞춰 증가했다. 2021년 1만1727명에서 2022년은 2만2394명으로, 2023년은 3만6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KDT 사업에 정통한 한 인사는 “전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KDT 사업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웠지만 이름 있는 주요 대기업은 하나 둘 사라지고 중소형 교육 업체들만 난립하고 있다”면서 “1위 업체가 이 정도라면 다른 수십 여개의 업체들의 상태는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