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韓, 핵심광물 부국과 밀착…공급망 안정화 가속 [尹, 태평양도서국과 정상회담]

태평양 항로 위치한 핵심 지역

공적개발원조 2배로 확대하고

2년마다 외교장관 회의 열기로

인도·태평양 전략 퍼즐 맞추기

외교성과에 국정지지율 40%대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마크 브라운 쿡제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윤석열 대통령이 29일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마크 브라운 쿡제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태평양도서국 정상들을 초청해 정상회의를 가진 것은 이들 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중 경쟁 구도가 심화되면서 해양 진출 교두보를 원하는 중국이 지난해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자 미국은 처음으로 미·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미중 양국이 태평양도서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한 ‘인도·태평양전략’의 완성을 위해서도 태평양도서국과의 파트너십 강화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3대 항로인 태평양 항로가 이들 지역에 위치한 데다 석유·천연가스·금·니켈·구리 등 화석연료와 핵심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어 태평양도서국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필수 협력국으로 꼽힌다. 태평양도서국은 인구, 국토 면적은 작지만 국제기구에서 모두 1표씩 행사할 수 있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이들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가진 뒤 ‘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 선언’을 발표했다. 태평양도서국에 대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2027년까지 약 4000만 달러로 2배 확대하고 기후변화, 재난 대응, 에너지, 사이버, 보건 등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11년부터 열린 한·태평양도서국 외교장관회의 주기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 역시 주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태평양도서국과 별도로 정상회의를 갖는 나라는 미국·중국·인도·일본·프랑스 외에 한국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을 찾은 12개 태평양도서국 정상 중 10개국 정상과 별도 양자회담을 하며 ODA, 경제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개발 협력, 기후변화 대응, 보건 인프라 구축 등 분야에서 태평양도서국과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기여를 해야 할 소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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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태평양도서국 중 우리나라의 최대 원양어업 어장인 키리바시와는 해양 수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스마엘 칼사카우 바누아투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바누아투의 항만 개발 사업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인구 1600명의 니우에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정식 외교 관계를 맺기도 했다.

파푸아뉴기니·쿡제도와는 자원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석유·천연가스·금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파푸아뉴기니의 제임스 마라페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한국 제조업 기업의 투자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무소 재개설을 요청했다. PIF 의장국인 쿡제도와는 심해저의 망간·니켈·코발트 채굴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태평양도서국 정상들에게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PIF의 18개 회원국 중 11개국이 엑스포 부지를 선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이기 때문이다. 이날 태평양도서국 정상들과 오찬을 가진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영어로 환영사를 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30일 태평양도서국 정상들을 부산으로 초청해 2030 부산 엑스포 부지를 직접 보여주며 ‘엑스포 세일즈’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주 연속 상승해 40.0%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를 기록한 것은 12주 만이다. 국빈 방미 직후부터 이어진 외교 성과에 대해 국민들이 호평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지지율 상승세는 윤 대통령의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이달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숨 가쁘게 이어졌던 정상 외교의 성과를 국민들이 인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대외정책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구간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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