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레저면] 끝이 아닌 시작…땅끝마을, 여행 1번지 되다

■ 전남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

오션뷰 언덕 위 우뚝 선 4성급 호텔

섬풍경 보며 '야외 인피니티풀' 풍덩

객실 120개 규모로 10월 개장 앞둬

바닷가 캠핑장은 '가족나들이'에 딱

울돌목서 케이블카 타고 바다 횡단도

'해창 막걸리' 한잔에 피로는 사르르

서남해와 인접한 오시아노 관광단지 전경. 도로 건너 캠핑장에 이어 멀리 언덕 위에 건설중인 오시아노 호텔(가칭) 모습이 보인다.서남해와 인접한 오시아노 관광단지 전경. 도로 건너 캠핑장에 이어 멀리 언덕 위에 건설중인 오시아노 호텔(가칭) 모습이 보인다.




전라남도 해남은 ‘땅끝마을’로 불린다. 즉 우리나라 육지의 끄트머리이자 시작점이다. 서울에서는 자동차로 여섯 시간 이상이 걸린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함께 우리나라 남도 문학의 본산, 문화유산답사 1번지였던 곳이 최근에는 여행·레저의 중심으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해남군의 ‘오시아노 관광단지’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캠핑장 앞 해수욕장 모습.오시아노 관광단지의 캠핑장 앞 해수욕장 모습.


이달 20일 찾은 오시아노 관광단지에서는 이곳의 랜드마크가 될 오시아노호텔(가칭)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해 2월 착공 이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현재 5층 규모 철근콘크리트 골조는 거의 마무리됐고 내부 공사를 앞두고 있다. 주위를 조망할 수 있는 언덕 위에 우뚝 선 4성급 호텔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전체 객실 120개 모두 서남해안 바다를 바라보게 배치됐다. 10월 개장 예정이다.

오시아노 호텔 조감도.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오시아노 호텔 조감도.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바다에 인접한 호텔 1층에는 로비 및 레스토랑, 카페, 웰니스 시설 등이 위치해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서해와 섬 풍경을 바라보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야외 인피니티풀, 야외 테라스, 정원 5개 등이 배치될 예정이다. 해남에서 제대로 된 호텔리조트의 첫 사례다. 오시아노 관광단지를 조성 및 관리 중인 한국관광공사는 “오시아노호텔 개장이 그동안 부진했던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토지 분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남군 화원면에 오시아노 관광단지 개발이 시작된 것은 1988년이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호남권 관광단지 개발을 지시했다. 이후 관광공사와 지방자치단체, 민자 유치 등 총사업비 1조 2000억 원 규모로 추진됐다. 507만㎡(약 153만 평)에 관광호텔·콘도·마리나·골프장·씨월드·쇼핑센터 등을 세우는 계획이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사업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자 유치가 쉽지 않아 사업 추진은 답보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 사업은 조금씩 진행돼왔다. 오시아노호텔은 앞서 2월에 민간 전문 운영사가 선정된 후 올해 4분기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개발돼 운영 중인 캠핑장과 골프장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오시아노 캠핑장 모습.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오시아노 캠핑장 모습.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파인비치 골프장 전경.파인비치 골프장 전경.



오시아노 캠핑장은 4만 2000㎡의 면적에 200면을 갖춘 전남에서 가장 넓은 캠핑장이다. 서해안 해수욕장·갯벌이 캠핑장 바로 앞에 있어 가족 단위 체험객들에게 인기를 끈다. 어린이가 이용하기 좋은 풋살장·레이싱카트 등 각종 편의시설도 마련됐다. ‘전남 캠핑관광 박람회’가 지난해 첫 행사에 이어 올해 10월 제2회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오시아노를 서남권 캠핑 메카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국내 톱10 골프장으로 평가되는 파인비치 골프장은 바다 옆에서 라운딩할 수 있는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

관련기사



명량해상케이블카가 명량(울돌목) 위로 운행되고 있다.명량해상케이블카가 명량(울돌목) 위로 운행되고 있다.


해남의 장점은 우수영 관광지에서도 볼 수 있다. 이순신 영화인 ‘명량’이 흥행하면서 영화의 무대였던 명량(울돌목)도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모했다. 진도 가는 다리 하나밖에 없었던 울돌목에는 스카이워크와 명량해상케이블카·전시관 등이 건설됐다.

스카이워크는 회오리바다 바로 위에서 울돌목을 내려다보는 짜릿한 쾌감을 준다. 케이블카는 해남과 진도 사이 1㎞ 거리를 운행한다. 바로 옆에 있는 명량대첩기념전시관에는 영화에서 부족했던 이순신의 전술과 당시 조선 함대의 현황이 재미있게 설명돼 있다.

해창주조장 전경.해창주조장 전경.


해창막걸리해창막걸리


해남 하면 빼놓은 수 없는 것이 ‘해창막걸리’다. 서민 술로 인식되던 막걸리를 고급화해 대한민국 대표 술로 격상시킨 브랜드다. 국내산 찹쌀·멥쌀 등을 원료로 사용하면서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고 막걸리를 만드는 것이 비결이다. 막걸리를 빚는 화산면 ‘해창주조장’ 자체가 관광지이기도 하다. 1927년 일본인이 처음 술을 만들었다는 이곳에는 그때의 적산 가옥과 정원·창고가 여전히 남아 있다. 2008년에 현 대표인 오병인 사장이 인수해 지금의 브랜드로 완성했다.

‘땅 끄트머리’ 해남의 이미지는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해남은 우리 한글문학의 대표인 ‘어부사시사’를 쓴 고산 윤선도의 본향이다. 고산에 이어 많은 문인들이 배출됐다. 이동주·박성룡·김남주·고정희·황지우 등이 대표적이다. 2017년 개관한 해남읍 ‘땅끝순례문학관’에서는 남도문학 본산으로서의 해남을 살펴볼 수 있다.

땅끝순례문학관 전경. 사진 제공=땅끝순례문학관땅끝순례문학관 전경. 사진 제공=땅끝순례문학관


1990년대 이후 해남은 남도답사일번지로 문화유산(문화재)들이 전국적인 인기를 모았다. 1993년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나오면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대흥사를 비롯해 미황사·고산윤선도유적지(녹우당) 등이 역사인문지리 공간을 풍부하게 만든다.

최근 걷기 여행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해남은 코리아둘레길인 남해안 남파랑길과 서해안 서파랑길의 교차점이기도 하다. 경남 고성·하동, 경기 화성에 이어 해남도 공룡 화석으로 유명하다. 1992년 처음으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후 건축된 해남군 황산면 우항리 ‘해남공룡박물관’도 명소 중 하나다.

글·사진(해남)=최수문 기자 chsm@sedaily.com

최수문기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