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겹규제에 막힌 디지털헬스케어…"결국 국민만 손해"

◆중기부, 헬스케어 분야 규제 뽀개기 행사

"인허가 과정 규제 마련됐으나 상업화 어려워"

비대면 진료·보험 수가 적용해 산업 육성 해야

이영 중기부 장관 "관계부처에 계속 건의할것"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30일 경기도 판교 코리아 바이오파크에서 열린 '바이오 벤처 스타트업 규제 뽀개기'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벤처기업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30일 경기도 판교 코리아 바이오파크에서 열린 '바이오 벤처 스타트업 규제 뽀개기'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벤처기업부




“헬스케어 분야는 분명히 규제가 필요합니다. 다만 어떤 규제는 중복 규제가 되고 있습니다. 규제에 막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을 더디게 한다면 결국 국민의 손해로 이어질 것입니다.”

30일 경기도 판교 바이오파크에서 중소기업벤처부 주관으로 열린 ‘근심 제로 규제 뽀개기’ 행사에서는 이같은 기업들의 건의가 잇따랐다. 중기부는 규제로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리고 국민 판정단의 평가, 각계 전문가들의 대안을 듣기 위해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등 7개 업체가 참석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바이오 분야는 법령과 제도가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웨어러블 기기 개발 기업인 휴이노는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 및 원격 모니터링 수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휴이노는 신체에 부착해 심전도 등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기를 개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심전도를 분석하고 환자가 자각하지 못하는 부정맥 여부를 판별한다. 다만 심전도 분석해도 결과가 실시간으로 병원에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진료를 위해 병원을 다시 방문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비대면 진료가 불가하니 수가 책정이 안되고 상용화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아 휴이노 부대표는 “원격이란 이름 때문에 수가가 마련되지 않다 보니 활용도가 저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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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DTx) 분야에서도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DTx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처방하는 소프트웨어다. 주로 불면증·우울증·알콜중독 등 정신건강 분야 인지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다만 인허가 과정 뿐만 아니라 혁신의료기기 심사, 보험 등재 등 기관간 정보 공유 부족으로 이미 수행했던 임상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기존의 규제 방식에 익숙하다 보니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시대적 의료법에 가로 막혀 비대면 진료·임상 시장도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나만의 닥터를 운영하는 선재원 대표는 초진까지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시범 사업이 재진 환자 중심으로 이뤄져 직장인·워킹맘 등의 비대면 진료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임상 시장이 크게 성장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명확한 지침이 없다. 특히 희귀질환 환자는 병원 이동이 어려운만큼 비대면 임상이 가져다 주는 편의성이 크다. 약을 직접 집까지 배송해 별도 이동 없이 임상 시험이 가능하다. 정권호 제이엔피메디 대표는 비대면 임상에 대해 “법으로 막혀 있지 않지만 가능하다고 명시되지 않은 만큼 업체들 입장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 당국에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기업들의 건의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 당국에 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한 번 요청해서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지속해서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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