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합의한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법안이 미 하원 운영위원회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이에 따라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가운데 하원 전체 435석 중 과반(218석) 확보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하원 운영위는 이날 밤 부채한도 상향 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할지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해 7 대 6으로 가결했다. 운영위는 공화당 9명과 민주당 4명 등 13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투표에서 관례대로 소수당인 민주당 의원 4명이 반대표를 던졌으며 공화당 의원 중에서는 강경 보수 의원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소속 랠프 노먼(사우스캐롤라이나), 칩 로이(텍사스) 의원 등 2명이 반대했다. 때때로 강경파와 뜻을 함께하는 토머스 매시(켄터키) 의원이 반대 쪽에 가세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찬성표를 던진 것이 통과에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법안이 31일 하원 전체 표결을 거칠 예정인 가운데 양당 지도부는 무난한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내 강경파가 법안에 반대하고 있으나 이를 합쳐도 반대표가 100표 안팎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 반대표가 많아지면 가뜩이나 강경파의 입김에 휘둘리는 매카시 의장의 정치적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수개월 동안 미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은 사실상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의 법안 통과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앞서 6월 5일까지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초유의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