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이 31일 ‘보건의료·경제·안보의 핵심, 첨단바이오 시대를 열자’를 주제로 ‘서울포럼 2023’의 막을 올렸다. 이번 포럼은 첨단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을 사회 전반에 환기시키고 생태계 활성화를 꾀하자는 관점에서 마련됐다. 첨단바이오 산업은 보건의료뿐 아니라 식량·기후·에너지·소재 분야의 여러 난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인공지능(AI) 기술과의 융합으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미국·유럽 등 세계 각국이 첨단바이오 시장 선점에 앞다퉈 나서는 이유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요국들이 백신 및 진단 기기 개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처럼 바이오는 경제·안보에서도 중요한 산업으로 부상했다.
첨단바이오 산업은 수출 부진과 저성장 고착화에 직면한 한국 경제의 위기 탈출 돌파구이자 미래 경제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다. 미래차·우주산업 등과 함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 서울포럼 기조강연자인 수브라 수레시 휴렛팩커드 이사회 의장은 “AI·GPT에 헬스케어가 융합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으므로 한국도 생태계 구축에 참여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 바이오 산업은 아직 선도 국가를 추격하는 수준이다. 제약 분야는 신약 개발보다 바이오시밀러에 머무르고 세계적 대세인 비대면 원격 진료도 걸음마 단계다. 제프리 글렌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도 기조 강연에서 “한국이 백신·치료제에서는 후발 주자였지만 우수한 과학기술을 활용한다면 선도자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기술 개발부터 법률 컨설팅, 투자 등이 한곳에서 제공되는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어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통해 첨단바이오 산업이 바이오 경제로 이어져 성장하는 ‘체인리액션’이 일어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첨단바이오 산업을 반도체를 이을 ‘제2의 수출 효자’로 키우려면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고 고급 인재를 육성해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기업·대학·연구기관 등 산학연정(産學硏政)이 ‘원팀’을 꾸려 총력전을 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