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방신실의 센세이셔널한 우승 때 축하 꽃잎을 뿌려줬던 선수가 이번 주 대회 첫날 선두에 올랐다. 2년 차 최예본(20·코즈볼)이다.
최예본은 1일 “특별히 (방신실과) 친분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제가 앞의 앞 조에서 쳐서 끝나고 기다렸다가 축하해줬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이날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총상금 8억 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하나와 버디 4개를 작성해 6언더파 66타로 이소영, 전예성, 정연주 등 2위 그룹과 1타 차의 단독 선두에 올랐다. 첫 우승으로 감격의 꽃잎 세례를 받을 기회를 잡은 것이다.
최예본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 상금 랭킹 83위에 그쳐 시드전에 끌려갔던 선수다. 시드전에서 10위에 올라 2부 투어 강등을 피했다. 올 시즌은 8개 출전 대회에서 컷 탈락이 한 번일 만큼 안정적이다. 지난주 E1 채리티 오픈에서는 공동 11위로 데뷔 최고 성적을 내기도 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전설 최광수의 아들인 최형규 스윙 코치에게 사사하는 최예본은 “코치님이랑 ‘공략’에 대한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눈다”며 “샷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공략 면에서 좀 다양하게 알게 된 게 크다”고 했다. 그는 이날 4개의 파5 홀에서 무려 5타를 줄였다. 10번 홀 샷 이글도 있었다.
260야드 장타를 뽐낸 최예본은 “원래 제법 멀리 치는 편인데 지난 1년은 샷 감이 아예 떨어져 있어서 장타를 치지 못했다. 공이 찍혀 맞는 때가 많았다”면서 “대회 초반에 위에 있다가 결국 내려간 게 몇 번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남은 라운드를 치르려 한다. 컷 통과가 우선이고 시즌으로 보면 시드 유지가 목표”라고 했다. 지난달 NH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첫날 공동 선두에 올랐으나 둘째 날 2타를 잃고 공동 24위로 밀린 끝에 최종 공동 56위로 마쳤던 최예본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멤버인 김효주와 최혜진은 나란히 3언더파 공동 13위로 출발했다. 심한 장염으로 두 달 새 체중이 3㎏ 빠지는 등 고생한 김효주는 “어제 연습 라운드 끝나고 바꾼 퍼터를 들고 나와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너무 오랜만의 대회 출전(지난달 초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 이후 처음)이라 긴장감 없이 임했는데 응원 온 지인들의 ‘내가 더 긴장된다’는 말에 적절한 긴장감을 찾았다”며 웃었다. 김효주와 같은 조로 친 디펜딩 챔피언 성유진도 3언더파다.
지난주 우승으로 ‘풀 시드’를 딴 방신실은 애초 출전권이 없던 대회여서 나오지 못했고 상금 1·2위 박지영과 박현경은 한 주 휴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