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민 1명당 문화비로 평균 1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부 활동이 어려웠던 코로나19 확산 때보다 문화활동이 활발해졌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는 회복되지 못했다.
1일 서울문화재단이 공개한 '2023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민은 1년간 문화비로 평균 10만1000원을 지출하고 4.6회 문화관람을 했다. 2020년(7만4000원·4.2회)와 비교하면 문화비 지출과 관람 횟수가 늘었지만 2018년(12만원·6.8회)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문화예술 관람률도 2020년 63.1%에서 2022년 69.1%로 올랐지만 2018년(75.6%)보다는 크게 낮았다.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문화 생활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만큼 활발하지는 않다는 의미다.
문화예술 관람 행태를 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이 급증하면서 행태가 다변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플랫폼 이용 경험에 관한 질문에 32.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중 63.1%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음원 스트리밍(49.8%)·게임(36.5%)이 뒤를 이었다. 디지털콘텐츠 이용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영상 스트리밍(63.1%), 음원 스트리밍(49.8%), 게임(36.5%), 웹툰·웹소설(32.3%) 오디오책·전자북(24.6%)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오프라인 관람에서도 영화관을 자주 찾는 서울 시민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영화(48.4%)보다 공연·전시(56.2%)를 본 시민이 더 많았다. 코로나19기간 영화관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밀집도가 낮고 밀폐되지 않은 공간을 자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만 66세 이상 고령자 집단은 대체로 문화예술활동 만족도와 삶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고령자 집단은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55.4%)’, ‘본인의 삶에서 문화예술의 중요도(62.4%)’, ‘현재 느끼는 행복정도(64.9%)’ 등에서 다른 연령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진행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시민 5011명과 서울시 누리집 통합회원·서울문화재단 누리집 회원 7926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서울 거주 장애인 313명, 다문화 이주민 212명 등 문화약자 계층도 함께해 총 1만3462명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결과보고서는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문화적 약자로 분류돼 온 장애인과 다문화 이주민을 포함한 첫 시도로 의미를 갖는다"며 "실태 변화를 반영한 문화 정책을 만들고 서울시민의 문화적 취향과 향유 수준을 높이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개발 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