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화이자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바이오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의 잠재력이 확대되면서 기존 전통 바이오 기업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이사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 첨단바이오 혁명’을 주제로 열린 제2세션에 참석해 “AI로 비용 혁신을 이루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최강자인 화이자조차 5년 내에 아마존이나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같은 기업들에 밀릴 수 있다는 게 유 대표이사의 진단이다.
다른 전문가들도 유 대표이사의 입장에 동의를 표했다. 이들은 AI가 진단,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병원·환자 관리 등 의료 전반에 활용되며 데이터 관리에서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AI를 접목한 초음파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울트라사이트의 다비디 보트만 최고경영자(CEO)는 “저숙련자가 (AI의 도움으로) 8시간 동안 교육을 받은 후 전문의 수준으로 초음파 영상 판독을 하는 사례도 있다”며 “AI 활용을 늘리기 위해 각국 정부가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은 “인도네시아는 특별경제구역을 두고 의료인이 정부가 아닌 자체 정책을 갖고 의술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이 국내 의료 업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션 발표를 맡았던 롤런드 일링 AWS 최고의료책임자 역시 “스마트 병상, 스마트 변기 등이 개발되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진다”며 “50만 개 이상의 유전 정보를 해외 연구자들에게 개방하는 영국 바이오뱅크 같은 데이터 공유 모델을 각국 기관들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넨 세갈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환자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