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어린이전문병원으로 문을 열었던 소화병원이 진료인력 부족으로 이달부터 휴일 진료를 대폭 축소 운영한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소화병원은 "이날부터 진료인력 부족 및 병원 환경 개선 공사로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화병원은 종전까지 평일 진료(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와 별개로 토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6시 일요일 및 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 등 휴일 진료를 운영해 왔다. 다만 이달부터 휴일의 경우 토요일 오전 진료만 가능하고 일요일에는 아예 진료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소화병원이 한시적 휴일 진료 축소 운영을 결정한 배경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6명 중 1명이 퇴사하면서 진료인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청과는 고질적인 저출산 기조에 코로나19 타격을 입으며 기피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역 소청과 개원 의사들이 주축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3월 말 "저출산과 낮은 수가 등으로 수입이 계속 줄어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폐과'를 선언하고 나섰다. 소청과 전문의가 아니라 일반의로 전향하고 비급여 행위가 많은 과목의 진료를 보겠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소화병원의 휴일 진료 중단도 소청과 전문의가 부족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한시적 휴일 중단이라지만 새 전문의를 구하지 못할 경우 재개 시점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소화병원은 1946년 서울 태평로에 개원한 소아과 '소화의원'이 전신이다. 1966년 병원으로 승격됐고 1981년 현재 위치로 이전해 '소화아동병원'으로 확대 개원했다. 1982년 종합병원으로 승격하고 2007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으로 지정을 받으며 어린이 환자 진료로 성업했다.
그러나 저출생으로 환자수가 급감하는 등 외부 환경 변화로 경영난을 겪었고, 2015년에는 종합병원에서 병원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이후 진료과목에 내과 등을 추가하고 2019년 병원 명칭을 소화병원으로 바꿨지만 여전히 소아청소년 환자 비중이 높다.
소화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소청과 대란 등 필수의료 위기 대책으로 내놓은 달빛어린이병원이기도 하다. 2014년 도입된 달빛어린이병원은 야간·휴일에 소청과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 대해 가산 수가를 주는 사업이다. 전국 38개 병원이 참여 중이지만 소화병원처럼 휴일 또는 야간 일부 진료만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 7일 운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