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ARM 중국 철수 발목잡기…"中 기업과 협력 강화해달라"

中 과학부 차관 "정부가 지원 계속할 것"

ARM 떠날 시 반도체 자급 차질 우려한 듯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CEO가 2016년 영국 암(ARM) 인수 당시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CEO가 2016년 영국 암(ARM) 인수 당시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자국 철수를 추진 중인 영국 반도체 기업 ARM에 중국 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설계 분야의 최강자인 ARM마저 떠나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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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장광진 중국 과학기술부 부부장(차관)이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중국 기업·대학·연구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과학기술부가 전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장 부부장은 하스 CEO에게 “중국에서 ARM과 같은 첨단 기술 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서비스와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ARM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약 95%에 달한다. 하스 CEO의 방중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 발생했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발언은 중국 당국이 1년 넘게 ARM의 중국 사업 철수를 지연시키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RM은 지난해 6월께 중국 투자자와 합작 설립한 ARM차이나 지분(약 47%)을 모회사 소프트뱅크의 특수목적회사에 양도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 전 기업의 재무구조를 단순화하고, ARM차이나와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FT는 중국 당국이 아직까지 해당 주식 양도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중국에서 벗어나려는 (ARM의) 시도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데다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도체 자급자족 목표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해 10월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ARM은 중국 기업들에 첨단 반도체 설계 일부를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스 CEO가 장 부부장의 말에 “교류와 대화를 강화하겠다”고 답했음에도 ARM이 중국과 멀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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