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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원'스피릿…더 높은 곳 '원'한다 [U-20 월드컵]

■ 한국, 사상 첫 2회연속 8강 진출

16강서 에콰도르 3대2 격파

골짜기 세대 우려 딛고 8강행

골맛 본 선수만 6명…기대이상

김은중 "21명 다 같이 뛰었다"

5일 나이지리아와 4강행 다툼

U-20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일 에콰도르전 승리로 월드컵 8강행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U-20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일 에콰도르전 승리로 월드컵 8강행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우리가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이 봉우리 세대, 즉 황금 세대였다면 올해 U-20 월드컵 대표팀은 골짜기 세대다. 이강인(마요르카), 조영욱(김천) 등을 앞세워 준우승 신화를 쓴 4년 전 폴란드 대회 멤버와 비교하면 이번 대표팀은 골짜기 중의 골짜기다. 엔트리 21명 중에 국내 1부 리그(K리그1) 소속이 10명인데 거의 다 소속팀에서 주전이 아니다. 나머지 가운데 7명이 2부 리그(K리그2) 선수이고 2명은 대학 소속, 다른 2명은 해외파다. 이렇다 보니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이렇게 기대 없이 월드컵에 나간 경우도 드물다. 하지만 깊은 골에서 새어 나오는 빛이 여간 예사롭지 않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 대표팀이 골짜기 세대라는 우려를 보기 좋게 무너뜨리고 있다. 조별리그 무패(1승 2무) 통과에 이어 16강에서 난적 에콰도르마저 넘었다. 5일 오전 2시 30분(한국 시각) 나이지리아와 8강에서 준결승 티켓을 다툰다.



대표팀은 2일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델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U-20 월드컵 16강에서 에콰도르를 3 대 2로 이겼다. 전반 11분 이영준(김천)과 19분 배준호(대전)의 연속 골이 터진 뒤 전반 36분 후스틴 쿠에로에게 페널티킥으로 실점했으나 후반 3분 수비수 최석현(단국대)의 헤더 득점으로 3 대 1로 달아났다. 후반 39분 세바스티안 곤살레스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1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2019년 폴란드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8강이다. 한국의 8강행은 역대 여섯 번째이고 최고 성적은 4년 전의 준우승이다. 에콰도르는 4년 전 4강에서 당한 0 대 1 패배에 이어 또 한국에 붙잡혀 짐을 쌌다. 잉글랜드 첼시행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남미 최고 유망주 켄드리 파에스는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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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 하는 배준호. 연합뉴스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 하는 배준호. 연합뉴스


이날 최우수선수로 볼 만한 선수는 등번호 10번을 단 배준호다. 날카로운 대각선 크로스로 이영준의 선제골을 도왔고 완벽한 속임 동작과 오른발 마무리로 직접 골망을 갈라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대표팀 21명 중 유일한 K리그1 주전인 배준호는 허벅지 부상을 딛고 ‘에이스 본능’을 발휘하면서 8강전 기대를 높였다. 첫 경기 프랑스전에서 벤치만 달궜고 온두라스와 2차전에서는 후반 초반 교체 아웃됐던 그다.

190㎝ 장신 공격수 이영준은 멋진 가슴 트래핑에 이은 발리 슈팅으로 1차전에 이어 대회 2골째를 뽑았다. 2차전 동점골 주인공 박승호(인천)가 발목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면서 현재 대표팀 내 정통 스트라이커는 사실상 이영준 혼자다. 이영준은 팀 내 최다골을, 주장 이승원(강원)은 후반 3분 코너킥 도움 등 이번 대회 1골 3도움을 책임지고 있다.

4경기 7골을 뽑은 김은중호에서 골 맛을 본 선수만 6명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골이 터질지 모른다. 투입되면 누구나 제 역할 이상을 하고 있고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도 여럿이다. 김 감독은 “우리는 21명이 다 같이 뛰고 한 팀으로 움직인다. 전반에 나간 선수, 후반 교체 출전한 선수, 경기에 못 나간 선수, 부상으로 귀국한 선수까지 팀으로서 싸웠기에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나이지리아가 우리보다 하루 더 쉬었기 때문에 우리는 회복에 중점을 두며 8강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아시아 유일의 8강 진출팀이라는 자존심을 등에 업고 나이지리아를 상대한다. 나이지리아는 16강에서 아르헨티나를 2 대 0으로 돌려세웠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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