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코골이가 알츠하이머 치매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 보건 의학 연구원(INSERM)의 제랄딘 라우쉬 교수 연구팀이 교수 연구팀이 노인 122명(평균연령 69.4세, 여성 63.1%)을 대상으로 4년 간 진행한 ‘건강한 노화(Age-Well)’ 연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이 중 21%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비정상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됐지만 인지기능은 정상이었다. 이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고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ApoE4)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분석 결과, 심한 코골이로 인한 수면 호흡장애(SDB: sleep-disordered breathing)가 기억 중추인 해마를 비롯, 치매 초기에 영향을 받는 뇌 부위들의 ‘회색질’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대뇌 피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다.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코골이가 심한 사람은 뇌의 내측두엽 중에서 해마를 포함, 기억력과 관련이 있는 소부위들의 용적이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부위들은 내후각 피질, 해마체, 구상회, 암몬각 1구역, 치아이랑 등이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기에는 ‘타우 병증’이 확산되기 때문에 암몬각 1구역과 구상회에 앞서 내후각 피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측두엽에는 수면 호흡장애로 인한 저산소증에 매우 예민한 소부위들이 포함돼 있다. 동물 연구에 따르면 특히 암몬각 1구역이 저산소증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됐으나 인지기능은 손상되지 않은 사람에게만 나타났으며, 베타 아밀로이드 음성인 사람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 신경세포 사이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되거나 엉키면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골이의 강도는 수면 다원 검사에서 나타난 무호흡-저호흡 지수(AHI: apnea-hypopnea index)로 판정됐다.
연구팀은 “인지기능 저하는 없지만 치매의 아주 초기 단계에 있는 사람이 심한 코골이에 취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