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쌍둥이 적자 가시화, 수출 돌파구 찾기 위해 민관이 총력전 펴라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 수렁에 빠지는 ‘쌍둥이 적자’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은 4월 경상수지가 7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2월 연속 적자 이후 3월에 힘겹게 흑자를 달성했으나 한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늘고 여행수지 적자 폭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 들어 4월까지 경상 적자는 벌써 53억 7000만 달러에 달했다. 나라 곳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4월 국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33조 9000억 원 적었다. 실질적인 나라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1분기에 54조 원 적자였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선심성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타령만 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바이러스는 평등하지만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며 추경안 편성을 주장했다.

쌍둥이 적자는 우리 경제의 대외 지불 능력과 나라 살림살이의 건전성이 동시에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잖아도 수출은 5월까지 8개월 연속 쪼그라들고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3%로 낮추면서 그 이유를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수출 부진이 극도로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 경제팀이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된다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외쳐왔는데 ‘상저하중(上低下中)’이나 ‘상저하저(上低下低)’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현대차·SK 등 주요 기업들은 더딘 경기 회복을 염두에 둔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는 등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쌍둥이 적자 위기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확대를 위해 민관이 ‘원팀’으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경제팀은 안이한 자세에서 벗어나 위기의식을 갖고 뛰어야 한다.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등 전략산업의 초격차 기술 개발을 위한 세제·금융 등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수출 시장 및 품목 다변화를 위한 촘촘한 액션플랜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또 바이오·원전·방산·인공지능(AI)·로봇 같은 미래 산업에서 제2·제3의 ‘수출 효자’ 품목이 나올 수 있도록 규제 혁파와 파격적인 지원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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