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미국 대부분의 지역까지 퍼지며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의 건강도 위험에 처했다. 미국 북동부 전역의 동물병원 체인 ‘본드 벳(Bond vet)’ 소속 수의사 리사 리프먼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동물들도 나이가 매우 어리거나 많을 경우, 호흡기 질환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대기 오염에) 취약하다"며 특히 얼굴이 납작한 품종의 개·고양이, 새가 그렇다고 밝혔다. 수의사들은 대기 오염 환경에서 동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기본 수칙으로 실내 체류, 공기 순환 등 다섯 가지를 꼽는다.
실내에 머물라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기질이 안전한 수준으로 돌아올 때까지 야외 노출을 자제하는 것이다. 리프먼 수의사는 "애완동물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면, 외출 시간을 짧게 하고 야외에서는 격렬한 활동, 장시간 산책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신적인 자극은 종종 신체적인 자극만큼이나 중요하다"며 야외 활동 대신 음식 퍼즐, 게임, 실내 훈련을 할 것을 권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되 마스크는 삼가라
리프먼 수의사는 동물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되 마스크를 씌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리프먼은 "(동물용) 마스크가 있지만 굳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며 "마스크는 동물들을 당황하게 하고 더 많이 숨쉬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동물들의 공간에도 환기가 필요하다
브라이언 알드리지 일리노이대 수의학과 임상교수는 "오염에 대한 해결책은 희석"이라며 "당신이 공기 순환을 원한다면 단지 동물들을 실내로 들여보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동물들이 닭장, 우리처럼 환기가 가능한 반(半)실외 공간에 있다면 15분마다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알드리지 교수는 "만약 동물의 공간이 제한돼 있다면 선풍기를 사용해 한 시간에 네 번은 오염된 공기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야외에서 생활하는 대형 동물의 경우 바람의 방향이 잘 바뀌거나 고도가 낮은 공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수분을 공급하라
연기가 자욱한 환경은 동물의 점막을 건조시킴으로써 호흡기를 위험에 처하게 만든다. 알드리지 교수는 "동물들의 점액질이 잘 작동하도록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통의 흔적을 찾아라
콧물, 재채기, 눈물, 부어오른 눈은 동물들이 공기 오염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시각적 신호다. 리프먼 수의사는 "특히 (동물의) 행동 변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마시거나 먹는 양이 줄어드는 상황을 대표적인 불편 증상으로 꼽았다.
<워싱턴포스트 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