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아마존 정글에서 행방불명됐던 아이 4명이 40일 만에 기적적으로 모두 생환했다.
10일(현지 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실종됐던 레슬리 무쿠투이(13), 솔레이니 무쿠투이(9), 티엔 노리엘 로노케 무쿠투이(4),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 무쿠투이(1) 등 콜롬비아 아동들이 모두 구조돼 보고타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측에 따르면 아이들은 영양·심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회복을 위해 2~3주간 입원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구조 당국이 수색 작업 중 공중에서 떨어뜨린 생존 키트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수색 과정에서 아이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아용 젖병, 먹다 남은 과일 조각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육식 맹수들과 독사가 가득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아이들이 40일간 생존한 데는 정글 지식이 풍부했던 첫째 레슬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레슬리는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숲을 가까이 해왔다. 카를로스 페레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열대림생태학 교수는 “같은 연령대의 서양인이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마존 원주민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숲에서 음식을 찾거나 동물을 피하는 법 등 생존을 위한 기본 지식을 습득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경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후 15일째 아이들과 경비행기에 동승했던 부모와 조종사 등 성인 3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구조대가 행방이 묘연한 아이들을 찾아나섰지만 최대 40m까지 자라는 나무로 빽빽한 정글 환경, 악천후, 야생동물 등으로 수색이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정부 당국은 수색 기간 헬리콥터 5대, 인력 150여 명, 탐지견 등을 투입했다.
이날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는 역사에 남을 만한 대단한 생존”이라며 “아이들은 고립된 상황에서도 스스로 잘 해냈다”고 기쁨을 표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실종 17일째 잘못된 보고를 받은 후 자신의 트위터에 “실종됐던 4명의 아이를 구조했다”고 틀린 소식을 전했다가 이후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