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위 "은행별 청년도약계좌 우대금리 현실성 없어…엄살 그만"

12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협약식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왼쪽 세번째부터)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시중은행 대표들이 서명한 협약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12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협약식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왼쪽 세번째부터)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시중은행 대표들이 서명한 협약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15일 청년도약계좌 개시를 앞두고 은행들과 취급 협약을 맺었다. 다만 개시 전날 은행별 최종 금리 공시를 앞두고 금융 당국과 은행간 시각차는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청년도약계좌 금리는 1년마다 재산정하기로 해 정책 목표인 ‘5년간 5000만 원 목돈 마련’은 고금리 시기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12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2개 은행과 청년도약계좌 협약식 및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 이재연 서민금융원장 등이 참석했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SC제일은행과 BNK부산·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취급기관 대표진이 자리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에서는 역대 최초로 청년 정책을 국정과제에 포함해 그중 하나로 청년도약계좌 운영을 추진한다”며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SC제일은행(2024년 개시)을 제외한 11개 은행은 15일 오전 9시부터 23일까지 비대면으로 가입 신청을 받는다. 가입 신청자는 신청 시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연령 요건, 금융소득종합과세자 해당 여부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가입 심사를 통과한 청년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1개 은행을 선택해 7월 10~21일 중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다만 청년도약계좌 최종 금리 확정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남은 모습이다. 8일 은행들이 1차 사전 공지를 통해 밝힌 청년도약계좌 기본금리 및 우대금리가 ‘5년간 5000만 원을 모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정부의 당초 약속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는 은행과의 협의를 위해 당초 12일로 정했던 최종 금리 확정 발표일도 14일로 미뤘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5년간 5000만 원을 달성하려면 우대금리를 포함해 금리가 연 6%를 넘겨야 하는데, 현재 기업은행이 연 6.5%를 제시하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우대금리를 다 받을 수 없다”며 “말도 안 되는 우대금리 조건은 없애거나 줄이고, 그만큼 기본금리는 올려 웬만한 사람은 연 6% 금리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금리 구조가 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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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관계자는 “‘앱을 깔면 0.2%포인트를 더 준다’ 등의 우대금리 조건은 할 수 있지만, 36개월간 월급통장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건 불가능하지 않느냐”며 “은행들이 이익도 많이 나는데 ‘역마진’이 난다고 하는 것도 엄살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금융위는 은행들이 제시한 우대금리 조건을 다시 살피고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비교해볼 수 있게끔 공시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도 “은행들이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것은 가장 의미 있는 사회공헌의 하나”라며 “청년도약계좌 안착을 위한 은행장들의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은행이 청년도약계좌 금리를 일반 적금보다 높게 설정하면, 그만큼을 은행의 사회공헌 일환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에 은행들이 제시한 연 6%대 금리가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청년도약계좌 금리는 1년을 주기로 재산정되기 때문이다. 금리가 정점을 찍고 내년, 내후년께 하락하면, 내려간 기준금리에 맞춰 청년도약계좌 금리도 조정되는 식이다.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1년 후 다음 금리 발표 때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그렇게 되겠지만, 정부도 청년도약계좌에 상당한 예산을 쏟은 만큼 은행들도 금리를 확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가입신청을 받아 5년 만기(3년 고정+2년 변동)로 운영되는 중장기 적금 상품이다. 만 19~34세 청년이 가입 대상으로, 병역을 이행한 경우 병역이행기간(최대 6년)은 연령 계산에서 제외한다. 개인소득만 봤던 청년희망적금과 달리 청년도약계좌는 개인소득과 가구소득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단, 가입 대상이더라도 직전 3개년도 중 1회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였다면 가입이 제한된다.

직전년도 총급여가 6000만 원 이하인 청년에겐 비과세 혜택과 함께 정부기여금이 지급된다. 정부기여금은 소득에 따라 월 최대 2만 4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정부기여금에 대해선 기본금리를 적용한 이자도 함께 지급될 예정이다. 총급여가 6000만 원 초과 7500만 원 이하인 가입자와 외국인 가입자는 정부기여금 지급 없이 비과세 혜택만 적용받는다.

생애최초 주택구입, 퇴직·폐업 등 특별중도해지 사유가 발생한 경우엔 지급한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특별중도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엔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대신 해지 2개월 이후 재가입을 가능하게 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계좌 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적금담보부대출 운영, 햇살론 유스 대출 시 우대금리 지원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또, 청년도약계좌를 통해 축적한 목돈을 생애주기에 걸친 자산 형성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과 연계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일정 기간 청년도약계좌를 납입, 유지하는 청년들에게는 신용점수 가점이 자동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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