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C레벨(대표급) 인력 유출을 겪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조직 재정비를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 내부 승진을 통해 운영총괄본부장(CIO) 공석을 메웠고 역시 비어있던 최고전략책임자(CSO) 직급은 폐지시켜 경영진의 권한을 재조정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인력 유출에 따른 차질을 최소화해 새로운 초거대 인공지능(AI) 출시 등의 사업 확장을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이상준(50·사진) 전 네이버서비스테크놀로지센터장을 신임 CIO로 선임했다. CIO는 회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운영 업무를 총괄한다. 이 CIO는 2001년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 입사해 20년 이상 그룹의 운영 업무를 담당했다. 2009년 분사된 네이버클라우드에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이 CIO 선임은 정수환(51) 전 CIO가 최근 현대오토에버 클라우드기술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따른 인사다. 정 전 CIO는 지난해 하반기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당시 서비스 장애를 최소화했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정 전 CIO의 빈 자리를 빠르게 메우기 위해 별도 검증이 필요한 외부 영입보다는 함께 손발을 맞췄던 임원(리더)을 승진시키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그룹의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중추로 낙점돼 클로바(AI)·웨일(브라우저)·파파고(번역)·웍스모바일(협업도구) 등 본사 조직과 계열사를 흡수하는 등 서비스 영역이 급격히 확대되는 상황이어서 운영 총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내달 챗GPT에 대응한 차세대 검색 서비스 ‘서치GPT’와 차세대 초거대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출시도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에서 역량을 인정받는 이 CIO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IT인프라, 클라우드, 플랫폼 영역을 안정적으로 이끌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비슷한 취지에서 CSO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월 SK텔레콤으로 이적한 정석근(47) 전 CSO의 후임을 뽑지 않고 그 역할을 기존 경영진에 맡겨 경영체계를 보다 단순화하겠다는 것이다. CSO는 당초 본사의 클로바 사내독립기업(CIC) 대표였던 정 전 CSO가 조직 개편에 따라 네이버클라우드에 합류하면서 부여받은 직급이다. CIO와 달리 CSO는 등기 임원인 사내이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 사내이사는 이 CIO를 포함해 김유원 대표, 곽용재 최고기술책임자(CTO), 이정훈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서포트 리더 등 4명이 맡는다. 그외 기존 CSO와 약칭이 같은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직급이 신설됐다.
네이버클라우드의 C레벨 인재가 최근 잇따라 퇴사하는데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조직 개편 후유증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더 단단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전열을 다듬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