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에 오라클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래리 엘리슨 회장이 빌 게이츠를 누르고 처음으로 세계 4위 부자에 올랐다.
12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오라클은 전 거래일보다 5.99% 오른 116.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오라클은 올해 들어서만 43%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주가는 시간외 장에서도 3.64% 추가로 상승해 120달러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날 오라클이 시장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발표하자 주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오라클의 2023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138억 4000만 달러(약 17조 77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났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인 137억 3000만 달러를 훌쩍 웃돈다. 순이익 역시 33억 2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4% 증가했다.
사프라 카츠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 사업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의 지난 분기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 매출은 14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76% 성장했다. CNBC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보다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라클의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엘리슨 회장의 재산 역시 크게 불어났다. 이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에 따르면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은 1298억 달러를 기록하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순자산(1291억 달러)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로써 엘리슨은 세계 4위 부자에 이름을 올렸는데 블룸버그통신은 “엘리슨이 세계 부자 순위에서 5위보다 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올 들어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은 380억 달러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대부분 오라클 지분과 함께 110억 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으로 구성돼 있다. 엘리슨 회장은 2003년부터 120억 달러 이상의 오라클 주식을 매각해왔으며 이를 통해 전용기, 아메리카즈컵 세일링 팀, 하와이 리나이 섬 등을 사들였다.